문재인 정부의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역구 민원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가부 예산을 삭감하는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 전 장관은 지난 20일 지인들에게 공유한 글에서 "강 의원과 관련한 보도들이 심상치 않아 장관이었을 때 있었던 일을 한 가지만 말씀드린다"며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 지명 철회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국회방송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강 후보자의 갑질 사례가 또다시 드러났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 전 장관은 당시 국회 여성가족위원이었던 강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지역구 사업 민원 해결을 못 했다며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내면서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갑질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며 "정 전 장관이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히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그는 "강 후보자에 대한 제보와 폭로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앞으로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며 "임명 강행은 국민 분노와 제보만 양산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 시절 정 전 장관이 보다 못해 나섰다"며 "본인(정 전 장관)이 직접 겪은 바로는 강 후보자는 도저히 여가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는 인성을 가졌다며 직격했다"고 전했다.

주 의원은 "지역구 민원을 강압하느라, 관련도 없는 여가부 예산을 삭감하는 것을 과연 정상적인 사고라고 볼 수 있는가? 자기의 정치적, 사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장관직 강행 움직임에 분노한 민심을 직시하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여성가족부

한편 정 전 장관은 지난 20일 지인들고의 공유 글에서 "강 의원과 관련한 보도들이 심상치 않아 제가 여가부 장관이었을 때 있었던 일을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며 "당시 (강 후보자가) 본인의 지역구(서울 강서구 갑)에 해바라기센터를 설치하려고 제게 요청을 했는데, 산부인과 의사를 확보하기 어려워 이 지역(발산역 인근)에 있는 이대서울병원의 이대 총장에게 의논했다. 총장은 '막 개원한 병원이라 운영이 우선이어서 다음 기회에 꼭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그 내용을 강 의원에게 전달하니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냈고, 이후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했다. 결국 제가 의원실에 찾아가 사과하고 한 소리 듣고 나서야 예산을 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을 해결 못 했다고 관련도 없는 부처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며 "저도 이런 안 좋은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민주 정부 4기의 성공을 간절히 희망하는 저의 진의를 잘 살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2022년 여가부 장관을 지냈다. 앞서 노무현 정부 당시엔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을 했다. 이후 한국여성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