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시내버스 운전 기사의 반복되는 음주 운행을 사전에 근절하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홍채 인식 음주 측정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생체 일부인 홍채를 인식하는 방식은 위조가 어렵고 오인 가능성이 작아 음주 식별을 빨리 할 수 있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사업비 3억 원을 들여 전국 지자체에서 최초로 홍체 인식 음주 측정 시스템을 도입한다.

정차한 버스를 뒷 버스가 추돌한 현장. 이 기사와 관련 없음. 부산경찰청

앞서 시는 지난 7월부터 부산 전체 여객 운수 사업장(33곳)과 중간 영업소 등 53곳에 이 시스템을 설치하고 9월 말부터 시행한다.

현재 부산 여객운수 사업장은 운전 기사를 대상으로 운행 전 음주 측정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문 인식으로 본인 확인을 한 뒤 음주 측정을 하는 지금의 방식은 대리 측정 등 부정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어렵다.

실제 지난해 부산진구에서 승객의 신고로 음주 운행이 적발된 시내버스 운전사는 음주 사실을 숨기기 위해 회사 경비원에게 대리 측정을 부탁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지난 7월 음주 운행한 영도구의 A 운수업체 운전 기사도 음주 측정을 했지만 시스템 화면에 뜬 ‘운행 중지’ 경고를 무시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주말 또는 이른 아침 시간대 사업장에 당직자가 있지만 업무 병행 등으로 음주 측정 시스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시는 홍체 인식 시스템이 도입 시행되면 대리 음주 측정과 회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운전 기사의 홍채를 사전에 등록하고, 운행 전 홍채를 인식하는 동시에 음주 측정도 한다.

또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으로 운행 중지 판단이 내려질 때 현장에서 경고음과 음성 안내 등을 통해 당사자와 여객 운수 사업장 전체에 알린다.

시는 또 9월까지 33곳의 시내버스 운행 사업자를 대상으로 새 시스템 운영과 관련해 지도·점검을 하고 위반 하면 행정처분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