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과 '사리'는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뱃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이다.

뜻을 풀이하면 조금은 만조와 간조 수위 차이가 가장 작아 물의 흐름이 약할 때를 뜻하고, 사리는 반대로 차이가 커서 물이 세게 흐르는 때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 '한국생업기술사전:어업 편'을 펴냈다. 예부터 현대까지 사용되는 어업 용어를 집대성해 상세히 해설했다.

이 사전에서 사리를 찾아보면 '칠월 백중사리에 오리 다리 부러진다'는 속담이 나온다. 백중일과 겹친 사리 기간에는 바닷물의 흐름이 세차고 만조와 간조의 차이인 조차가 커 물에 사는 오리도 다리를 다친다는 뜻이다. 음력 7월 중순이 되면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 물이 차가워지고 활동력을 회복한다는 의미도 있다.

조금은 '물이 가장 죽은 단계'라고 설명한다.

조수 간만의 차가 작아 물때 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동해안에서도 조금이 쓰이는데, 경북 후포에서는 달이 가장 어두울 때를 '조금' 혹은 '달조금'이라고 한다고 알린다.

두 권으로 구성된 '한국생업기술사전:어업 편'은 어업뿐 아니라 어촌의 제의(祭儀)나 생활·문화와 관련된 표제어도 수록했다.

표제어는 어로 기술, 어구, 어선, 작업장, 수산 가공물, 어로조직, 의례, 자료, 문화재, 제도, 용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나뉜다.

새로 뜻풀이를 작성한 표제어는 모두 462개이며 80여 명이 집필했다. 800여 장의 사진도 실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주요 표제어로 물고기를 찔러 잡는 기구인 '작살', 고려시대 후기부터 조선시대 전기까지 소금 생산과 유통을 담당한 관청인 '의염창', 수산물 유통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하는 최신 기술인 '콜드체인' 등을 꼽았다.

이 사전은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내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의 7번째 주제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사전에 실린 표제어는 모두 9300여 개이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누리집(folkency.nfm.go.kr)에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이 사전은 우리 민족의 주요 생업인 어업과 관련된 용어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정리한 백과사전"이라며 "외부 학자의 감수를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 gaia008@naver.com 정창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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