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하루에 적정량을 마시면 인지 장애가 낮아지는 등 여성의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여성 4만 7513명의 건강 데이터를 30년간 추적 관찰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열린 미국 영양학회 연례회의(NUTRITION 2025)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커피 카페인을 섭취한 여성은 건강하게 늙을 확률이 훨씬 높았다.
연구팀은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를 70세 이상 생존하되 암, 뇌졸중, 제2형 당뇨병 등 11개의 주요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고 신체 기능을 유지하며, 인지 장애 없이 정신 건강이 양호하고 기억력에 대한 불만이 없는 상태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미국의 여성 간호사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지난 1984년부터 주기적으로 이들 간호사에게 식생활, 생활 방식, 건강 상태 등을 설문을 통해 기록했다.
이들 중 '건강한 노화' 기준을 모두 충족한 사람은 3706명이었다.
연구팀은 중년기(45~60세)인 이들의 생활 습관을 자세히 들여다봤고, 모두가 커피로 하루 평균 315㎎의 카페인을 섭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정도의 카페인은 작은 커피잔으로 3잔 분량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마시는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잔당 카페인 약 150㎎)로는 2잔 정도다.
연구팀은 중장년 여성이 작은 잔 기준 커피 한 잔을 더 마실수록 건강한 노화 확률이 2~5% 높아졌다고 했다. 또 이런 상승 효과는 최대 5잔을 마실 때까지 유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로는 '건강한 노화'에 효과를 보지 못했다.
커피가 아닌 차(茶)도 '건강한 노화'와 연관성이 없었다.
콜라로 카페인을 섭취하는 경우엔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연구팀은 "운동, 건강한 식단, 금연 등 더 중요한 생활 요인과 비교했을 때 커피 섭취의 이점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커피가 만병통치약이란 식의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적정량의 커피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이전 연구들에서도 밝혀져 왔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었고,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이 타우단백질 응집을 막아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었다.
또 50만 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하루 2~3잔의 커피가 심장 질환 위험을 낮추고 더 오래 사는데 도움을 준다는 결과도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