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경남 진주시장에 출마한 한경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조규일 국민의힘 후보가 24일 열린 TV토론회에서 시장의 정책과 자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격한 공방과는 달리 경남도청 이전 문제에 대해선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남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MBC경남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한치의 양보없이 격돌했다.
토론회에서는 주요 현안인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에 따른 서부경남 소외 극복 방안 ▲진주 복합터미널 조성에 따른 원도심 공동화 해결 방안 ▲항공우주산업 발전 방안 ▲농촌인력 부족문제 해소 방안 등이 공통질문으로 제시됐다.
▶ 부울경 메가시티 진주 소외론
현재 추진 중인 부울경 메가시티와 관련해 두 후보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부울경 메가시티는 불가피 하고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동의 했다. 다만 동부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서부경남은 소외될 수밖에 없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 버스터미널 이전에 따른 원도심 공동화 현상 대책
두 후보는 버스터미널 이전에 따른 원도심 공동화현상 방지를 위해 원도심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버스터미널 이전 사업은 장대동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과 칠암동 고속버스터미널을 가좌동 일대로 이전하는 것이다. 계획만 세워 놓고 수년 간 지연 되면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진주시는 최근에서야 가좌동 복합터미널 공사를 6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이와 관련해 현 버스터미널 부지 활용 계획이 담긴 상생발전용역이 마무리되고 있는 만큼 대안이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터미널이 이전하면 추진 중인 도시재생사업과 선학산터널 건립으로 이 일대에 시민이 찾는 원도심 지역을 만들겠다고 했다. 원더풀 남강 프로젝트 등으로 원도심을 관광지화 하는 안도 제시했다.
한 후보도 원도심 발전안을 제시했다. 상봉동·상대동·하대동 등에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앙시장 2층 빈 공간에 진주시 유관단체가 들어가게 하고, 향후 경남도청을 구도심 지역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관광부서의 위치도 진주성 주변으로 옮기고 옛 공설운동장에 야구전용경기장을 마련해 원도심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 서부경남 항공우주청 설립 등 항공우주산업 발전 방안
서부경남 항공우주청 설립 등 항공우주산업 발전 방안도 주요 현안이었다.
한 후보는 "지역자생력 강화를 위해 항공우주청을 진주와 사천 중간지점에 유치해 항공우주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선학산에 진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도 "지역의 자생동력이 필요하다"며 "항공우주청 서부경남 유치, 사천 국제공항 승격, 2차 공공기관 이전, 바이오실크 산업 등 지역 핵심전략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어"UAM(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업을 적극 추진해 100년 미래 먹거리 산업을 마련하고, 부강진주 3대 프로젝트 등으로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 농촌인력 문제
두 후보는 농촌인력 부족 문제 해법도 제시했다.
한 후보는 "농민수당을 지금의 3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증액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농촌인력 부족 문제는 고용허가제, 외국인 계절근로자제 등이 있지만 제도적 미비로 근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며 "농촌인력중개센터를 활성화 하고, 대학생 농촌 봉사단 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인근 남해군에서 농민들에게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는 점을 들며 "인건비 지원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에 조 후보는 "농촌 근로자에게 현장교육비, 교통비 등을 지원하고, 진주시청과 유관기관 등을 중심으로 365일 농촌 일손 지원단을 구성해 인력이 부족한 농촌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겠다"고 밝혔다.
또 "결혼 이민자의 친척 등을 계절근로자로 적극 유입시키고 드론, 로봇제초기, 자동딸기따기 등의 기술을 접목해 농업의 첨단자동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 조 시장의 치적 공방
한 후보는 “조 후보의 민선7기가 잘했다고 평가하는데, 시민들로 부터 5가지의 정확한 제보가 있었다”며 조목조목 따졌다.
조 후보의 선거공보물에 기재된 ‘잘했으니까. 조규일’이란 내용을 문제 삼았다.
그는 "시민들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며 시장 임기 중에 일어난 시내버스 파업, 코로나 국면 이·통장 제주 연수, 남강변 다목적센터 건립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는 “시민들이 여러 의견을 가질 수 있다. 한 후보 주변과 달리 제 주변 시민들은 진주시가 좋아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진주교 상평교·금산교, 평거 10호광장 등의 도로 확장으로 상습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했고, 월아산 '숲속의 진주'와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터 등을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환경 파괴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희망교~남강댐 구간(내동면 방면) 자전거도로 개설사업으로 환경파괴와 오염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4월 운행을 시작한 남강유람선(김시민호) 사업이 수질오염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후보는 "희망교~남강댐 구간 자전거 도로 개설사업은 남강을 순환하는 자전거도로 조성을 위해 추진했으며, 낙동강유역청의 인가를 받아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 서울 아파트 소유 공방 등 후보 자질 논란
상대방의 서울 부동산 문제 공방도 이어졌다.
주도권 토론에서 조 후보는 “최근 10년 간 진주에 얼마나 거주했냐. 서울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데, 진주에서는 아파트를 소유한 적이 없지 않느냐”며 “국회의원이나 시장 선거 때가 되면 출마하려고 진주에 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공격했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서울에서 또 세종시에서, 창원시에서 근무를 했다. 진주에 어머니가 살고 계시기 때문에 그 기간에도 수시로 진주를 다녀가곤 했다”고 반박했다.
또 "진주에 있는 어머니 집(전세집)의 세대주가 자신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주민등록상 거주지도 진주다. 그 집은 1년에 5만원 정도 세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 후보도 집으로 되받아쳤다. 조 후보의 진주 집 처분과 서울 강남아파트 재산 축소 의혹을 문제 삼았다.
그는 “(서울, 진주에 자가를 보유하고 있다가) 진주 집을 처분했다. 현직 진주시장이 어떻게 서울이 아닌 진주 집을 처분하느냐. 시민을 무시하고 진주의 자존심을 훼손한 것이고 시민들은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몰지각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후보의 서울 강남 아파트는 지난 4년 간 매년 공시지가가 2억~3억원씩 상승했음에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가액변동 내역을 반영하지 않고 재산을 축소신고 했다"고 공격했다.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뜻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조 후보는 “저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피해자다. 공직생활을 하다 보면 일시적으로 1가구 2주택자가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직자 1가구 1주택 지침을 내리다보니, 2017년 경남도 서부부지사를 그만두며 진주 집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진주에 아파트 한 번 소유한 적 없는 한 후보가 이 같은 지적을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이날 토론에서는 자질 문제까지 들추어졌다.
조 후보는 "한 후보가 경남지사 권한대행 시절 공무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며 "공직자로서의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경남도청 누리집 게시판에 한 후보가 공무원에게 호통을 치고, 행사만 다닌다는 글이나 권한대행 탄핵을 바라는 글이 오르고, 내부소통 강화 요구 현수막이 (도청 주변에) 걸리기도 했다”며 자질을 문제 삼았다.
한 후보는 “저는 조 시장(후보)처럼 무책임하고,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공복으로서 공무원들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입장이었을 뿐”이라며 “오랜기간 공직자로 일하며 공무원보다 도민을 먼저 생각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공무원들에게 인기있는 사람보다, 시민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 후보는 "한 후보가 시민들을 위해 어떠한 봉사의 길을 가겠다는 건지 헷갈린다"고도 맞받았다.
조 후보는 또 “한 후보는 2017~2018년 경남지사 권한대행을 하면서 진주시장 출마를 안 하겠다고 했다가 2020년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해 낙선 하고, LH 상임감사에 지망했으며 이번에 시장선거에도 출마했다”며 “2년 후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할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35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과분한 은혜를 입었다. 그동안 쌓은 다양한 공직 경험을 살려 시민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장직에 출마하게 됐다”고 답했다.
한 후보는 이어 "최근 진주시 인사에서 농업기술센터 소장을 토목직 공무원으로 임명한 것을 놓고 지역 농업인들이 분개하고 있다"며 자신이 시장이 되면 농업직이나 농업지도직으로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진주~사천 통합발전 방안도 거론됐다.
진주~사천 국도의 노선 신설 문제가 거론됐고 진주와 사천, 산청을 통합하는 50만 도시안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