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남자' 송해(95·본명 송복희) 선생이 영원히 우리와 이별을 했다.
서울 종로 서울대병원 빈소도 철거돼 조문객의 발길은 끊어졌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길에 슬픔의 눈물인지 천둥을 동반한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고민의 영결식과 발인은 10일 오전 4시30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했다.
MC 이상벽과 코미디언 이상용, 유재석, 강호동, 이수근, 임하룡, 전유성, 최양락, 김학래, 김숙, 조세호, 양상국 등 후배들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 사회는 개그맨 김학래가 맡았다.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 조사를 낭독하고, 개그맨 이용식이 추도사를 했다.
엄 회장은 "KBS 1TV '전국노래자랑'은 출연자와 그냥 대화하는 곳이 아니다. 그곳은 재래시장이 되고, 화개장터가 됐다. 예술 연출가인 우리의 선생님, 모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하나하나 청춘으로 만들어준 마술사, 스타로 만들어준 선생님"이라며 "천국에서 편안히 자유롭게 쉬길 바란다.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애도했다.
이용식은 "항상 먼저 하늘나라로 간 후배들의 영정을 어루만지시면서 '못된 놈'이라고 나보다 먼저 갔다고 혼내더니 이 새벽에 이별이라뇨"라며 "수많은 별들이 떠있는 천국에 가서 이주일도 선배님도 만나고 후배들 잘 있다고 안부 좀 전해달라"면서 눈물을 보였다.
이어 "사모님과 아드님과 반갑게 만나서 이젠 아프지 말고 편히 쉬십시오. 우리 나라는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송해가 있다. 선생님 안녕히 가십쇼"라고 인사했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의 추도사도 이어졌다.
이자연은 "송해 선생님은 70년 동안 모든 사람들에게 스승이었고, 아버지였고, 형, 오빠였다"며 "한결같이 우리들에게 사랑으로 대해준 선생님"이라고 추억했다.
전국노래자랑 오프닝 멘트인 '전국~'이 흘러나오자, 후배들은 '노래자랑~'을 외쳤다. 가수 이자연과 설운도, 문희옥, 배일우 등이 '나팔꽃 인생'을 불렀다.
송해는 올해 1월31일 방송한 KBS 2TV 설특집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에서 "전국노래자랑은 운명같은 프로그램"이라며 직접 이 곡을 부르기도 했다.
막내딸 송숙연 씨는 "아버지를 사랑해줘서 감사하다"며 "아버지 빈 자리가 벌써 그립지만 존재만으로도 희망의 상징이었던 삶을 기억하겠다"고 했다.
운구차는 서울 낙원동 송해길로 향했다. 송해 동상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노제를 치렀다. 여의도 KBS 본관을 들른 후 경북 김천시 화장터로 이동했다.
부인 석옥이(1934~2018년) 씨가 안장된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에서 잠들게 된다. 생전 송해는 부인 고향인 달성군에 함께 묻히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해 선생은 지난 8일 오전 서울 도곡동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딸이 신고했으며,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했지만 눈을 뜨지 못했다.
유족으로는 두 딸과 사위, 외손주가 있다. 아들은 1986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장례식은 코미디언협회장(희극인장)으로 3일간 치렀다. 엄영수 코디미언협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장례위원은 석현, 이용식, 김학래, 최양락, 강호동, 유재석, 김구라, 이수근, 김성규, 고명환, 정삼식 KBS·MBC·SBS 희극인 실장으로 꾸렸다.
송해는 지난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데뷔했다. 1988년부터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영국 기네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등재됐다. 희극인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