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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의 청년 플랫폼 서하다움 '청년 삶‧일‧놀이 캠프–여름' 전국의 청년들 모였다.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8.06 22:46 | 최종 수정 2022.08.07 01:18 의견 0

경남 함양군 서하면에 있는 청년 레지던스 플랫폼인 '서하다움'이 청년 촌(村)살이 프로젝트인 '삶‧일‧놀이캠프–여름편'을 진행 하고 있다.

지난 봄 서울과 경기, 인천의 청년 5명이 이곳에서 흥겨운 축제 '서하 봄놀장'의 주인공 돼 지역민과 한바탕 화합의 장을 펼치고 일상으로 돌아간 지 3개월만이다.

이번 여름 캠프는 전국 각지에서 온 청년 6명과 함께 지난 봄 캠프 참가자 출신 스태프 2명이 각각 캠프 매니저와 영상 촬영 담당으로 함께하고 있다.

'청년 삶‧일‧놀이캠프–여름' 청년들이 푸르게 자라고 있는 함양군 서하면 들녘을 배경으로 섰다. 서하다움 제공

청년들은 캠프 기간에 농사 일손 돕기, 지역 탐색, 지역문화축제 '상림문화놀이장날' 참가 등 지역민과 관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로컬에서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탐색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책읽기, 글쓰기, 질문 카드 워크숍, 예술로 만나기 등 나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도 함께하고 있다.

삶일놀이 캠프의 마무리는 지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상상 하고 기획해 보는 '내 일 상상 워크숍'이다. 하지만 봄 캠프에서 단지 상상한 것을 공유하는데 그쳐 아쉬웠다는 참가자와 운영진의 후기를 반영해 여름 캠프에서는 '3+1주'라는 프로젝트 활동 기간이 추가 됐고 기간 중 숙박과 활동비를 제공한다.

3주간의 캠프 막바지에 이른 청년들과 청년 스태프를 만나보았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 특히 텃밭 활동이 가장 좋았어요. 수확하는 재미는 덤으로 얻을 수 있죠”

“생각보다 매우 밀도 있는 시간이었고, 삶과 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나 자신과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개인적으로 감정적인 문제나 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오래된 내면의 것들이 많이 떠오르던 시간들이었어요.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알아가는 느낌이었어요”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아무나 발견할 수 는 없는 열려있는 비밀 (서하)농촌살이의 매력을 하나라도 찾아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서하다움' 청년들이 이른 봄 채소 등 농산물을 심을 텃밭을 정리하고 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목공 기술을 연습하고 있다.

토종 밀을 이용한 빵 만들기

'서하다움' 청년들이 직접 만든 상품들을 내놓고 손님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서하다움' 청년들이 만든 작품들. 서하다움 제공

최근 몇 년 사이 지방 청년들의 유출을 막고 도시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도와 최근 각 농어촌 지자체마다 청년 지방 이주 정책의 하나로 지역 살아보기, 청년 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 등 청년 유입 정책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네트워크 구축이 병행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조건 없는 청년 유입 정책은 결국 안정적인 정주 지속으로 이어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현재의 정책사업들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또 전문가 역시 단순한 인구 유입이라는 행정적 결과를 넘어 지역 탐색에서부터 이주–정착-정주 지속이라는 이주의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단계별 지역 맞춤형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커뮤니티, 일자리, 청년공간이라는 관점에서 프로그램 기획회의 때마다 생각이 많아진다는 서하다움 운영진들은 이렇게 말한다.

“단순히 자연 가까운 곳에서의 쉼, 여유, 놀 거리로 채워진 프로그램보다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고민하며 탐색 할 수 있고, 느슨하지만 밀도 있는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감각을 깨우고 자기와 타인을 이해하며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죠”

"청년들이 시골에 눈길을 돌리게 하는 방법을 여러모로 생각하고 고민 중입니다. 더욱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에서의 삶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농촌에서 살게 된다고 해서 무조건 농사를 지어야 한다. 라는 생각들을 바꿔보고 싶어요“

”서하다움에서의 경험이 끝이 보이지 않는 발전과 성장, 경쟁 위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연대하며 살아가는 참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의 씨앗이 되기를 바라요“

”캠프에 다녀간 청년들이 당장 이주 인구가 되기보다는 캠프 기간 동안 맺어진 인연들과의 관계망을 기반으로 언제든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 삶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편안한 마음으로 친구처럼 여기며 다녀갈 수 있는 우선적인 관계 인구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에서 캠프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운영진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서하다움이 도시와 농촌, 청년과 지역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더욱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나갈지, 아니면 언젠가 상업성에 물들어만 갈지 관심이 더 간다. 청년들의 지속적인 권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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