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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마산만에 이어 통영 한산면 용초도 앞바다서도 정어리 떼 출현

어민들 “평생 처음 보는 기현상”
권현망 선단 “정어리 떼로 멸치 달아나” 조업 차질 호소

정창현 기자 승인 2022.10.20 10:13 | 최종 수정 2022.10.20 10:22 의견 0

최근 경남 창원 진해·마산만의 정어리 떼 폐사에 이어 통영의 한 섬마을에도 수십만 마리의 정어리 떼가 해안으로 몰려왔다. 어민은 물론 주민들은 난생 처음 보는 이례적인 광경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업 피해가 잇따르자 수산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정어리 떼 출현은 수개월 전부터 남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원인 규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경남 통영시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한산면 용초도 연안 방파제나 물양장 등에서 많은 정어리 떼가 관찰되고 있다. 대부분 15cm 내외 성어다. 나가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만 맴돌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통영시 한산면 용초도 해안으로 밀려온 정어리 떼 모습. 대부분 15cm 내외 성어로 줄잡아 수십만 마리로 추정된다. 독자 제공

정어리 떼는 올해 3~4월부터 거제 앞바다의 정치망에서 청어와 섞인 정어리가 대량으로 잡히면서 발견됐다. 거제수협 관계자는 “처음엔 청어인 줄 알았는데 잡고 보니 태반이 정어리였다”고 전했다.

통영시 한산면 용초도 해안으로 밀려온 정어리를 뜰채로 수거한 모습. 독자 제공

아열대 회유성 어종인 정어리는 9~11월이 제철이고 경남 연근해에서 대부분 잡힌다.

이때 잡힌 정어리는 수협 위판량 기준으로 4425t(전국 4469t)에 달했다. 10년간 평균치인 1024t의 4.3배이며 지난해(696kg)와 비교하면 무려 6358배나 많다.

반면 멸치를 잡는 권현망 선단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어민들은 포식자인 정어리를 피해 멸치가 달아나 어군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 한다. 권현망 선단은 촘촘한 그물코로 만든 대형 끌그물로 멸치 떼를 쫓는다.

게다가 ‘혼획 금지’ 규정에 따라 정어리 떼가 출현하면 멸치 조업은 불가능하다. 조업 과정에 잡는 소량의 다른 혼획도 금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4년 수산업법을 개정하면서 권현망은 멸치만 포획하도록 명문화 했다.

한 어민은 “정어리와 멸치는 모두 무리를 지어 움직인다. 큰 멸치는 정어리와 크기가 비슷해 어탐기에는 붉은 점으로 찍혀 잡기 전엔 구분하기 힘들다”고 구분이 어려움을 하소연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9일 남동해수산연구소 연구관들이 용초도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했다.

한편 최근 창원시 진해·마산만에서 발생한 정어리 떼죽음 사태의 원인은 ‘산소 부족에 따른 질식사’로 결론났다.

수과원은 “정어리는 다른 어종에 견줘 산소요구량이 높은 어종으로 2011년 미국, 2016년 인도네시아, 2022년 칠레 등에서도 용존산소 부족으로 정어리가 대량 폐사한 사례가 있다”며 “폐사 해역에서 산소 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발생한 점, 특이 증상인 입을 벌린 폐사체가 다수 발견된 점 등을 종합해 이같이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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