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창원 진해만 정어리 1천만 마리 폐사는 산소 부족 결론”
진해만에 갇혀 산소 부족으로 폐사 가능성 판단
어획량 평년의 4.3배로 최근 10년 동안 최고
더경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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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18:22 | 최종 수정 2022.10.1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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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30일부터 발생한 경남 창원시 진해만·마산만 일대의 '정어리 집단폐사'와 관련 "산소 부족으로 인한 질식사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수산과학원은 1000만 마리(200t)에 달하는 정어리떼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현장에서 죽은 물고기를 수거하고, 생물 분석과 해양환경 분석 등을 진행했다.
정어리 떼죽음은 지난달 30일 마산합포구 구산면 해양드라마세트장 앞바다에서 처음 관찰된 이후 인근 도만항과 다구항, 마산인공섬, 3·15해양누리공원 등 진동만과 마산만 전역에서 발견됐다. 지난 18일까지 수거한 정어리는 1010만 마리(202t)로 국내에서 보고된 물고기 집단폐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현장에서 확인한 폐사체는 몸 길이가 14~16cm에 무게 20g가량인 정어리가 대부분이었고 멸치와 돔류 등도 극히 일부 섞여있었다. 다수의 개체가 입을 벌린 채 발견됐다.
수산과학원 조사 결과, 집단폐사가 발생한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양누리공원과 진동만 북부해역에서는 현장 조사 때 용존산소 농도가 ℓ당 3㎎ 이하인 산소부족 물 덩어리, ‘빈산소수괴’가 수심 4m부터 바닥층까지 관측된 것으로 확인됐다.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물고기의 호흡 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어리는 다른 어종에 비해 산소요구량이 높은 어종으로, 미국(2011년), 인도네시아(2016년), 칠레(2022년) 등에서 용존산소 부족으로 정어리가 다량 폐사한 사례가 있다.
생물 분석에서는 정어리 집단폐사를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는 검출되지 않았고, 일부 폐사체에서 병원체가 발견됐지만 이로 인한 집단폐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았다.
진해만·마산만에서 정어리떼가 다량으로 발견된 이유는 남해 동부 연안과 제주 동부 해역에서 산란한 개체의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경남 해역의 정어리 어획량(위판량 기준)은 평년의 4.3배로 최근 10년간 최고를 기록, 유례 없는 풍년이다.
수많은 정어리가 진해만·마산만으로 들어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산소 부족으로 죽었을 가능성에 주목 하는 이유다. 지난 8월 부산 영도구 동삼해수천에서도 산소 부족으로 새끼 청어 등 물고기 수백 마리가 집단 폐사 했었다.
그동안 정어리 떼죽음의 원인을 놓고 바다 수질 오염, 어선의 어린 정어리 해양 불법투기, 질병, 산소 부족 등 여러 가지 주장이 나왔다. 처음엔 정어리가 아닌 청어 새끼로 파악됐었다.
한편 창원시와 국립수산과학원은 폐사 원인 종합결과를 20~21일쯤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