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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사진관] 경남 의령 소싸움 경기장을 찾다

정창현 기자 승인 2022.10.31 09:21 | 최종 수정 2023.04.22 14:02 의견 0

어제(30일) 경남 의령 소싸움 경기장을 기자가 찾았습니다. 이날 소싸움은 '부자 축제'로 올해 처음 시작한 '의령 리치리치페스티벌' 행사의 하나로 열리고 있고, 의령 농경문화 테마파크에 있는 민속소싸움경기장에 진행됐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소 힘겨루기 대회'입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추념 차원에서 기념성 행사는 취소되거나 연기됐지만 소싸움은 진행되고 있더군요. 조용히 구경을 할 수 있는 경기여서 그런 듯 했습니다. 하지만 소싸움 중간에 관중들의 환호와 탄성이 이어졌습니다.

기자는 어릴 때 소싸움을 즐기시던 할아버지를 따라 경남 진주 천수교 인근 남강변 경기장을 찾은 적은 있지만 소싸움을 제대로 몰랐을 때이고, 이날 취재 겸 구경을 간 것은 몇 십 년 만입니다.

우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니 경기장으로 가는 길목에 싸움소 대기장이 있더군요. 50마리 정도를 수용할 수 있어 보였는데 이날은 20마리 정도가 대기 중이었습니다.

경기를 기다리는 싸움소들. 기다리는 이 순간만은 눈매가 순한 소처럼 보인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소싸움이 한창 진행 중이었고, 흑소와 황소가 한치의 물러섬 없이 싸우고 있었습니다. 소의 등과 옆구리에는 소의 이름과 전투력을 상징하는 문구를 박아놓았더군요.

심판과 싸움소의 주인. 싸움소 주인은 안전 옷을 착용하고 있다.

흑소 주인이 공격 기술을 소에게 전하는 듯하다.

곧바로 머리와 뿔을 이용한 치열한 힘싸움이 벌어졌다.
흑소가 맹렬히 공격 중이다. 모래가 튕길 정도로 격렬하다.

경기 중엔 막상막하의 공수가 전환되기도 한다.

흑소가 자기 머리로 황소의 얼굴을 땅바닥으로 내동댕이 치고 있다.

경기장에 막 들어서려는데 출구에서 나오던 중년 아주머니가 "결판을 내려면 한 시간은 더 있어야 하것다"고 했는데 의외로 두 소의 경기는 빨리 끝이 났습니다.

승리의 흑소. 외모가 다소 험상궂을 정도로 싸움소다워 보인다.

패자인 황소가 억울한 듯 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본부석에는 한복을 차려입은 중계자가 기술이 구사되는 포인트마다, 또는 경기가 밋밋해져 지루할 때면 엑센트를 주며 중계를 해준다.

경기를 즐기는 관중들 모습. 예상했던 것보다 관중이 상당히 많았다.

관중석 사방에 가족 단위로 앉아 소싸움을 즐기는 관중들

소싸움 중계자(왼쪽 단상)가 두루마기를 입고 힘찬 엑센트로 중계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다음 경기를 하려는 싸움소가 입장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관중석에 부모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꼬마들도 경기를 흥미롭게 보고 있네요.

다음 경기를 하려는 싸움소가 주인과 함께 보무도 당당하게 입장 중이다.

싸움소인데도 경기장에 들어가긴 싫은 듯 버티는 모습.

드디어 싸움은 시작됐다.

가장 기본적인 기술인 머리와 뿔로 힘 겨루는 모습

온 힘을 쏟아 밀어붙이는 모습. 왼쪽 싸움소의 허리 근육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상 정창현 기자

기자는 또 다른 취재 일정 때문에 한 시간 쯤 보다가 오후 4시 반쯤 경기장을 나섰습니다.

조금 더 구경하면서 결판(결과)을 보고 싶었지만 중계자가 "이 싸움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고 해서 나오기로 결정했지요. 몇 십 분 간을 겨루다가 힘이 빠질 무렵에서야 결판이 나는 게 소싸움인 듯합니다.

소싸움이 예상했던 것보다 꽤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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