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벼 수확이 막바지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정창현 발행인 겸 기자가 경남 진주 진성면에 있는 자신의 부친 논에서 벼 수확을 하는 현장을 스케치 했습니다.
정 기자가 이날 직접 콤바인을 운전해 벼 수확을 했습니다. 지난해 부터 콤바인 작동 연습을 해 '느림보 수확'이 맞을 듯합니다. 마을마다 전문적으로 벼를 수확해주는 사람들은 콤바인 작동과 코너링 등이 매우 민첩합니다. 일의 속도가 매우 빠르지요.
▶ 벼 수확 전의 황금들녘 모습
▶콤바인 수확 전 수작업
요즘 농촌은 거의 모든 작업에 기계화가 돼 있습니다. 농사일을 하면서도 직장을 다닐 정도로 너무 편해졌지요. 힘들고 바쁘지 않아 거꾸로 '직장을 다니면서 농사를 짓는다'는 말이 맞을 듯합니다.
다만 작은 수작업들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벼논 귀퉁이에 콤바인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낫으로 벼를 베어 놓는 모습입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직장 스트레스를 풀고, 팔근육과 허리근육 운동도 한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힘들지 않습니다.
▶ 콤바인으로 벼 수확 작업
콤바인이 벼논에 들어서기 전, 벼논 입구에는 여러 대의 기계가 준비됩니다. 트랙터는 콤바인을 싣고 이동해야 하고, 수확한 벼를 담는 차량도 준비됩니다.
콤바인을 트랙터에 싣는 것은 이동을 빨리 하기 위함입니다. 콤바인은 벼논에서 움직이는 속도를 보듯 아주 느립니다.
지금부터 정 기자가 콤바인 시동을 걸고 작동하면서 벼 베기를 시작합니다.
지난해 부친에게서 조금 배웠는데 오래지 않아 아직은 서툽니다. 코너링 등 능수능란한 전문가보다는 진도가 늦게 나갑니다.
다음은 벼논 한 마지기의 수확 막바지를 클로즈업 했습니다.
한해 벼농사를 마무리 하는 농업인들에겐 만감이 교차합니다. 가물었던 모내기철, 여름철 태풍과 장마, 한여름의 폭염, 그리고 따가운 가을 햇살 등이 주마등같이 눈 앞에 걸려 다가섭니다.
콤바인이 오가면서 벼를 베는 작업은 끝났습니다.
맨 마지막 단계로 다음은 콤바인 작업 전에 벼논 모퉁이에 베놓은 벼를 날라다가 콤바인에 넣고 탈곡하는 모습입니다. 콤바인 작동을 달리합니다.
▶벼 수확 기술의 백미 '코너링'
콤바인 수확 전에 벼논 모퉁이에 벼를 베는 이유입니다. 콤바인이 돌아야하는 공간을 확보해줘야지요. 만약 움직이는 공간 확보가 안 되면 콤바인이 벼를 짓밟고 지나겠지요.
한 마지기 벼 수확 작업이 마무리됐습니다.
이날 세 도가리(배미의 경상도 사투리) 논의 벼를 수확했습니다. 도가리는 보통 쓰는 '마지기'로 이해하면 대충 의미가 통합니다.
도가리는 토막의 사투리인데, '크고 덩어리가 진 도막'의 뜻이고, 마지기는 '벼 한말 정도를 뿌려 지을만한 농지'를 말합니다. 배미는 논배미를 줄인 '논두렁으로 둘러싸인 논의 구획'을 뜻합니다. 일반인들은 도가리와 마지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기본적인 이해가 될 듯하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날 벼 수확은 예정보다 조금 일찍 했습니다. 밑의 사진에서 보듯 오곡이 무르익는 요즘엔 멧돼지가 밤에 논으로 내려와 뛰어다니며 벼논을 망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다행히 사진에서 보듯 논두렁 옆에 만들어 놓은 수로길만 다녀 안도했습니다. 논으로 들어와 뛰어다녔으면 한해 농사를 망칠 뻔했습니다.
▶ 벼 수확 후의 모습
수확한 벼는 트럭의 통에 실어 마을에 있는 창고로 운반해서 건조기에 넣고 온도를 높여 말립니다. 하루 정도 말려야 해 근처를 지나면 기계 작동 소리가 종일 크게 들립니다.
건조통이 엄청 크지 않아 먼저 수확한 벼가 말라야 800kg짜리 대형 부대에 담아서 내고, 그 다음날 다시 벼를 수확해 건조기에 넣습니다. 건조 시간 때문에 벼 수확은 한꺼번에 하지 못하고 하루 이틀에 걸쳐 순차적으로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벼를 수확해 건조하기까지를 단계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위의 대형 부대는 한 보름 후 정부 수매일에 내 창고에 보관됩니다.
농업인들은 최근 국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올해는 생산된 벼를 대부분 수매하기로 해 한시름 놓고 있다네요. 지난해까진 가격이 농협보다 비싼 정부 수매량이 얼마 되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농협에다 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