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해봤다'의 두번째는 처음 시작한 땅콩 수확에 이어 정기홍 편집인이 경남 진주의 심둘이 씨(62)의 고구마 재배 밭에서 나가 이틀간 작업을 거들었습니다.
먼저 줄기를 베어낼 낫과 수건포(삽)과 고구마 뿌리를 캘 쇠스랑, 장갑 등을 챙겼습니다. 고구마 캐기는 두어 시간 하면 목이 마르고 허기도 집니다. 생수와 계란을 챙겨 갔습니다. 옛날로 치면 새참을 챙겨먹는 것이지요. 농삿일이 육체적인, 즉 온 몸을 쓰는 노동의 일이기에 그렇습니다.
고구마를 캐는 순서를 차례대로 소개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 요즘은 4~5월 고구마순을 심을 때 멀칭재배를 합니다. 어린 순을 심을 때 먼저 고랑과 두둑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 빠짐 등 때문입니다. 이어 사진에서 보듯 두둑을 덮은 비닐에 간격을 두고 구멍을 뜷어 고구마 순을 하나씩 심습니다. 이어 잘 착근을 하라고 물을 듬뿍 줍니다.
요즘은 고구마 순을 근처 5일장이나 종묘상에 가면 살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고구마 순을 온기가 있는 안방이나 사랑방 등에다 심고 물을 주면서 가꾸었고 봄엔 자란 고구마순을 잘라서 밭에다 심었지요. 호랑이 담배 먹던 때의 일입니다.
멀칭재배란 농가에서 자주 써 일상화 돼 있지만 우리말로 바꾸면 '덮어가꾸기'입니다.
멀칭((mulching)재배 설명을 옮겨왔습니다. 땅을 플라스틱 필름이나 짚, 건초, 낙엽, 왕겨, 톱밥 등으로 덮고 농작물을 키우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지온 조절, 토양 수분의 조절, 토양 및 비료의 유실 방지, 잡초 발생 방지, 병충해 발생 억제, 시설 내 공중 습도 조절, 토양으로부터 과실 오염 방지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네요.
고구마를 캐는 작업은 좀 힘듭니다. 그 중에 밭에 무성한 줄기를 낫으로 베어서 가져나오는 것이 더 힘이 들지요. 요즘은 줄기를 베 밭에다 두는 것이 아니라 거둬서 트럭에 실어 집 등으로 가져갑니다. 이 가정에서는 흑염소 축사로 가져가 사료 대신에 준다고 합니다.
참고로 기자는 농삿일이 상대적으로 능숙하진 않아 잘라낸 고구마줄기를 트럭으로 옮기는 작업을 주로 했습니다. 저를 포함해 셋이 작업을 했는데 다른 분은 삽으로 고구마뿌리 옆의 흙을 1차로 파내고, 또다른 한 분은 쇠스랑으로 적정 지점을 찍어 고구마를 파냈습니다.
다음 사진 설명입니다.
삽으로 두둑에서 약간 떨어진 고랑을 파 흙을 들어냅니다. 이 작업은 쇠스랑으로 고구마를 파내는데 훨씬 수월합니다. 두둑에 바짝 붙이면 고구마 뿌리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몰라 자를 수 있기 때문이죠.
기자처럼 일이 손에 붙지 않은 사람은 고구마를 캘 때 쇠스랑을 땅에 찍는 곳을 잘못 판단해 고구마가 잘려집니다. 실제 기자는 이날 자주 고구마에 상처를 내곤 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 잘라낸 줄기 부분을 중심으로 고구마 뿌리가 위치할 가능성이 커 줄기 위치를 잘 살펴 삽질을 하거나 쇠스랑으로 땅속을 찔러 뿌리를 캡니다.
또한 고구마를 캔 뒤 가능하면 바로 뿌리에서 줄기를 잘라내지 말고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바로 잘라 내면 고구마에서 즙이 나오기 때문이랍니다.
이상 고구마 캐기를 해봤습니다. 이 농가에 따르면, 올해 고구마 농사는 다소 흉작이라고 합니다. 이는 고구마가 몸체를 키워야 할 때인 5~6월에 진주를 비롯한 남부 지방에 비가 적게 왔기 때문이랍니다.
경남 진주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기자의 이같은 수확 후기 말에 "올해는 자랄 때 가뭄으로 고구마 작황이 좀 안 좋다"고 진단했습니다.
고구마 수확 도중에 올해 겨울엔 고구마를 비싸게 사먹겠구나 생각했는데, 조금 비싸게 사먹을 순 있을지라도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을 듯합니다. 재배 규모가 큰, 사업으로 재배하는 분들은 주기적으로 물을 주기에 작황은 크게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요즘은 재배지 인근에 수리시설이 잘 구비돼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고구마를 삶아먹을 때 고구마 맛이 남다를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