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우리가 글을 쓸 때 접하는 '부호'와 관련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부호 자체는 딱딱하지만 문장을 이해시키는 양념 역할을 합니다. 내용들이 흥미롭습니다. 많은 애독 바랍니다.
이 연재의 첫 번째 부호였던 '※(참고표)'에 이어 두 번째로 '대시(–)'를 다뤄봅니다. 줄표라고도 합니다.
기자가 부호 '대시(–)'를 쓰면서 궁금했던 건 가운뎃점(·)과의 대별이었습니다. 가운뎃점은 단어를 구분하기 위해 사이에 넣는 작은 점인데, 종종 가운뎃점 자리에 대시를 넣으면 눈으로 더 쉽게 구별이 됐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부호 생김새가 비슷한 대시와 하이픈의 용도 차이를 구별합니다. 대시(–)는 길고, 하이픈(-)은 짧습니다.
대시의 쓰임새를 알아봅니다. 한글보다 영어에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시(dash) 부호
'대시(–)는 우리말로는 '줄표'라고 합니다. 조금 긴 가로막대 모양의 구두점이지요.
구두점은 글 뜻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찍습니다. 쉼표와 마침표 등입니다.
먼저 대시의 앞뒤는 띄어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붙여쓰는 것도 가능하면 허용합니다.
대시의 쓰임새는 글에 따라 다릅니다.
첫째, 제목 다음의 부제 앞뒤에 씁니다.
이는 글을 쓸 때 자주 봅니다. 뒤의 대시는 생략해도 됩니다.
'회의 주제는 역사 바로잡기 – 현대의 설정 –'에서처럼 앞뒤에 대시를 쓴 경우입니다.
다음은 자주 보는 문장의 줄(행)을 나눈 사례입니다.
'회의 주제는 역사 바로잡기'
– 현대의 설정
주로 보고서를 쓸 때 대시 앞에서 단락을 나누고서 뒤의 대시는 생략합니다. 이 경우 문장의 맨 앞에 쓰는 '▶'이나 '가운뎃점(·)' 등의 부호를 대신하는 역할을 합니다.
둘째는 '강조', '부가설명', '예' 등의 어구를 삽입할 때 전체 문장의 어구와 구분하기 위해 씁니다.
이들 경우, 어구의 앞과 뒤에 대시 말고 괄호나 쉼표도 씁니다.
예를 들어 ▲'그의 말이–솔직히 말하면–와닿지 않았다'(강조) ▲'한국팀은–생각하기 싫지만–패하고 말았다'(부가설명) ▲'탄소중립–숲 가꾸기–이라는 글짓기'(예) 등이 있습니다.
형식이 중시되는 서면 글에서는 대시보다 괄호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언론매체 기사에서 자주 보듯 '그는 무척 기쁘면서 (크게 웃으며) 우승 소감을 말했다'가 예시입니다. 이 경우 대시가 격식이 덜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일부 주요 신문에서 이런 틀을 간혹 쓰고 있더군요. '격식의 파괴'인가요? 꼭 틀린 것이 아닙니다. '글로 먹고 산다'는 기자들은 간혹 기존 틀의 지루함에 격식에서 벗어나려는 욕구가 있답니다.
또한 중간의 삽입어구 안에 쉼표(,)가 있으면 혼란을 없애기 위해 대시를 씁니다.
사례로 ▲'그건 너의 것이니까–아니, 너의 집에서 나온 것이니까–양보할게' ▲'한국팀은–생각하기 싫고, 너무 아쉽지만–결국 가나에 지고 말았다'는 등이 있지요.
셋째로는 문장에서 강조하기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녀는 파티에 온다–너는 모르지만'이나 영문 'You may think she is a liar(너는 그녀가 거짓말쟁이로 짐작할 거다)–she isn't'(하지만 아니다) 등이다.
■이어 하이픈(hyphen)을 알아봅니다.
하이픈(-)은 붙임표입니다. 두 낱말을 합치거나 한 음절을 나눌 때 쓰입니다.
대시보다 길이가 짧은데, 비슷한 줄표로 혼돈됩니다. 대시와 달리 꼭 단어의 앞뒤를 띄우지 않고 붙여야 합니다.
첫째로 차례로 이어지는 내용을 하나로 묶어 열거할 때나 두 개 이상의 어구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나타낼 때 씁니다.
예시로는 '정 부장은 기획-실무-홍보까지 직접 발로 뛰었다'(묶어 열거하는 경우)나 '남한-북한의 관계'(밀접한 관계) 등이다.
두번째로 영어 언어권에서 한 줄에 단어를 다 쓰지 못해 다음 줄에 이어쓸 때 이전 중(행)의 마지막 음절 뒤에 하이픈을 붙입니다.
She said-
"I'm happy to see you"
세번째는 ▲합성어나 접사(접두사·접미사), 어미를 나타내거나 ▲우리말과 외래어 또는 한자말이 결합될 때 두개의 낱말을 잇거나 분철하는 데에 쓰입니다.
- 합성어, 즉 두개 이상의 단어를 결합시키는 사례(혼돈이나 불확실성 피하기 위해 사용)
* 런-다운(Run-down), 업-투-데이트(up-2-date)
- 접두사가 추가되거나 가족관계 단어를 명료하는 사례
* 이-메일, 그레이트-그랜드마들
- 문장의 뜻 변경 사례
* 리-커버링(re-covering/커버를 갈다)
- 20에서 99까지 사용합니다
* 에이티-나인
- 분수와 분모를 나눕니다
* 원-서드가 경우입니다.
- 숫자가 합성 형용사를 만들 경우에도 씁니다.
* a 35-hour working
네번째로는 영어권에서는 음절을 나눠 발음을 소개할 때에도 씁니다. 가운뎃점(·) 역할입니다.
예시는 'syl-lab-i-fi-ca-tion'입니다.
이 말고도 ▲날짜(예 2022-12-24) ▲전화번호(02-3663-2680) ▲스포츠 경기 점수(3-1)를 표시할 때도 사용합니다.
■ 참고 사항/ 대시의 종류
대시의 종류에 따라 길이는 조금씩 다릅니다.
▶엠 대시(—, em dash)
대시의 길이가 알파벳 대문자인 '엠(M)'의 길이와 같아 '엠 대시'라고 불립니다.
용례로는 쉼표, 소괄호, 쌍점(:) 대신에 쓰일 수 있습니다. 앞뒤를 띄어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가독성과 심미성을 위해 띄어쓰기도 합니다.
또 문장 중간의 삽입 구나 절, 부연으로 삽입된 동격 또는 설명의 앞뒤에 놓인 쉼표 대신에 사용합니다. 이 경우 쉼표에 비해 강조의 의미가 있지요.
소괄호 대신에 사용될 경우 소괄호에 비해 덜 격식적이나 글의 흐름을 끊는 성격도 있어 소괄호 안에 들어갈 만한 내용에 주목을 요할 때 쓰입니다.
이 경우 원래 소괄호 앞뒤에 있어야 할 문장부호(마침표 제외)는 생략됩니다.
문장의 결론을 강조하는 쌍점 대신에 사용합니다. 엠 대시는 쌍점보다 격식이 덜 합니다.
단어의 철자가 빠졌거나 의도적으로 생략된 부분에 두 개의 엠 대시를 씁니다.
한 단어 전체가 누락된 경우 2개 또는 3개의 엠 대시를 쓸 수 있는데, 같은 문서 상에서는 같은 개수로 써야 합니다. 앞뒤에 놓일 문장부호는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엔 대시(–, en dash)
줄표의 길이가 알파벳 대문자 엔(N)의 가로 길이와 같아 '엔 대시'라고 불립니다.
숫자의 범위 또는 기간을 표시할 때 쓰이지요.
엔 대시의 앞뒤는 띄어쓰지 않고 문맥에 따라 엔 대시는 to 또는 through의 의미로 읽힙니다.
경기 점수 등을 보고할 때 쓰이는데 한국어에서는 쌍점 또는 '대'로 사용됩니다.
단어 간의 갈등이나 관련성 또는 방향을 나타낼 때도 쓰입니다.
열린 합성어(open compound) 또는 붙임표(hyphen)가 있는 복합형용사(compound adjective)에 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