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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유레카!] 차례상과 제사상은 어떻게 다른가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1.22 12:24 | 최종 수정 2023.09.23 12:50 의견 0

대명절인 설인 오늘(22일) 오전 대부분의 가정에선 차례를 지냈습니다.

조상을 정성껏 모신다는 생각에 많게는 20여가지의 음식을 차례상에 올립니다.

각 가정에서는 차례를 지내면서 며칠 전 성균관에서 밝힌 차례상 간소화 이야기를 많이 했을 겁니다.

전통의 유가(儒家) 가문에서는 제사상과 달리 차례상에 온갖 제수용품을 올리지 않았고, 검소하게 차려 실리적으로 조상을 모셨습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제공

차례상과 제사상의 제례 의식은 엄연히 다릅니다.

경북도 산하 한국국학진흥원의 도움으로 알아봅니다.

‘차례(茶禮)’는 설과 추석 명절이 돌아왔음을 조상께 알리는 의식입니다.

차례는 ‘차(茶)’를 올렸던 습속(習俗·전통 사회 관습 ·제도)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반면 제사는 조상의 기일(忌日·사망일)에 그의 영혼을 모셔와 음식을 올리는 제례입니다.

명절 차례상에는 차가 중심이 돼 차린 음식이 간단하고, 기일 제사상에는 많은 음식을 올리는 것이 차이입니다.

조선시대의 예식 지침서인 주자가례에는 "차례상에는 술 한잔과 차 한잔, 과일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 번만 올리고 축문도 읽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통 격식을 지키는 종가(宗家·문중의 큰집)에서는 술과 떡국, 전 한 접시, 과일 한 쟁반 등 주자가례의 원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명절 차례상을 마련한다고 전해집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차례상에 술과 과일 등 음식을 잔뜩 올려놓으면 ‘참람(僭濫·지나치거나 넘치는 것)’이라고 해서 ‘비례(非禮·예의가 아닌 것)’로 간주했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예전에 간소했던 차례 음식의 가짓수가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점차 늘어났다”면서 “많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통 제사 예법에서는 모자라는 것보다는 넘치는 것을 경계했다”고 말합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차례상의 본래 모습을 되살린다면 예법도 지키고, 차례 음식 장만을 둘러싼 가족 갈등도 줄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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