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군민은 물론 외래 관광객도 공짜로 탄다'…경북 청송 무료버스제 효과 보인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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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4 18:04 | 최종 수정 2023.02.1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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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처음으로 전면 무료화 한 경북 청송군의 시내버스제가 성공적인 안착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군민뿐 아니라 외지 관광객도 무료로 타고 다닐 수 있다.
14일 경북 청송군에 따르면 군은 올해 1월 1일부터 현재 1300원인 시내버스 승차 요금을 전면 무료로 운행 중이다.
충남과 강원의 지자체들이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아동·청소년에게 버스 무료승차 혜택을 주지만 전 주민을 상대로 무료화 한 것은 청송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무료버스 시행이 두 달째가 되면서 시내버스 이용객이 늘어 조용하던 지역 사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까지 시내버스 이용 승객은 연평균 50만 명이었는데 시행 두 달 만에 이용객이 20% 정도 늘었다. 오가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청송군이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를 결정한 것은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인구 2만 3천여명으로 전형적인 지역소멸지역인 청송에는 연세가 많은 어르신(65세 이상 40%)이 많아 이들이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나들이를 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군은 활동이 여의치 않은 어르신들이 집에 있는 것보다 나들이를 자주 하면 건강에 좋고, 큰 벌이가 없는 어르신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궁극적으로 나들이가 잦아지면 병치레를 적게 하고 건강보험료를 적게 사용해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득이란 판단도 했다.
경북 청송군 진보면의 한 어르신은 "공짜로 탈 수 있으니 마실 가듯 바깥으로 더 나오게 된다. 집에만 있으면 무료하고 우울해지곤 했는데 버스를 타고 사람 구경, 경치 구경을 할 수 있으니 한결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외출이 늘어 지역 곳곳에 활기가 돌면서 사람 사는 온기가 느껴지고, 재래시장에도 발길이 잦아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료버스 정책으로 시내버스 업체에 한해 3억 5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효과가 예상된다.
시내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청송에는 한 업체가 버스 17대로 8개 읍·면에 63개 노선을 운행 한다. 군은 이 회사의 전체 손실금의 80%를 보전하고 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무료 운행에 따른 재정 부담보다 대중교통 활성화와 교통 약자에 대한 교통복지 구현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무료 버스로 외지 관광객의 이동 편의를 높여 지역 체류 시간도 늘리는 부수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승용차를 갖고 와도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시골 버스를 타면 국립공원 주왕산과 달기약수터도 쉽게 갈 수 있다. 시골 버스를 타고 관광을 하는 색다른 느낌의 관광도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