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아파트에 일장기 내건 세종 주민 "사진 속의 유관순은 절도범"
“한국 폄하 의도 없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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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7 02:48 | 최종 수정 2023.03.07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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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절에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를 내걸어 논란을 불렀던 세종시의 주민이 “사진 속 유관순은 절도범”이고 “일제 치하 때 근대화가 된 건 사실”이라는 발언을 했다. 이 말을 한 주민의 남편은 세종시 한 교회의 목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6일 SBS의 모닝와이드는 3·1절에 일장기를 게양한 부부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교회 목사인 남편 A 씨는 방송에서 “제가 일장기를 건 사람”이라고 밝혔다. ‘일본인이라는 얘기가 있더라’는 물음에 그는 “저희 외가 쪽이 원래 일본”이라고 답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이 사실이 알려진 지난 1일 “입주민 카드에는 한국인으로 적혀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굳이 왜 3·1절에 일장기를 걸었나’는 질문에 “과거사에 얽매이지 말자는 것이고, 한국과 일본의 어떤 역사에 대한, 과거에 대한 인식을 좀 접어두고 앞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의미였다. 한국을 폄하하거나 비하하거나 혐한을 하는 의도는 정말 0%도 없었다”고 했다.
부인 B 씨는 3·1절에 일장기를 건 것에 항의하는 주민들을 향해 “유관순이 실존인물이냐”고 말했었다.
B 씨는 지난 2일 주민들과 함께 이 아파트에 간 세종시 매체인 ‘더세종포커스’의 공개 영상에서 '왜 일장기를 걸었냐. 일본 사람이 맞냐'는 항의에 “3·1절이 무슨 날이냐”, “유관순이 실존인물이냐”고 대꾸를 했다. 이어 “인공기한테도 그렇게 하냐. 남의 집 찾아와 가지고 미개하다”며 욕을 하기도 했다.
그는 “실제로 사진 속의 유관순은 절도범이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그 얘기를 믿냐’고 묻자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자료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거다{면서 "일제 치하 때 근대화가 된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갑자기 일장기를 보고 자기네가 애국열사가 돼서 누구를 죽이겠다느니 그런 게 이해가 안 된다”고도 항변했다.
이 부부는 자신의 집에 찾아와 항의한 주민을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일부 주민들은 3월 한 달간 태극기 게양 운동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 씨는 세종시의 한 교회 목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회가 위치와 소속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JTBC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한 교회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설교 영상에 등장해 “(일본 때문에) 문명을 배울 수 있었다. 근대식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A 씨는 지난 5일 올라온 영상에서 ‘일장기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 “누군가가 한·일 우호 관계에 표식을 하기 위해서, 응원을 하기 위해서 일장기를 게양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한일합병조약과 관련해서는 “대일본제국의 시대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