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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포커스-기자가 해봤다] 봄감자(하지감자) 심기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3.13 20:10 | 최종 수정 2023.03.15 23:52 의견 0

봄감자 심기가 한창입니다. 일찍 심은 농가도 있습니다.

더경남뉴스 연중 시리즈 '기자가 해봤다'는 이번에 봄감자 심기 경험담을 소개합니다. 지난 7일 경남 진주시 진성면 옛 경전선 와구터널 자전거길 아래의 밭에서 해봤습니다. 체험 기사를 쓰려고 기자의 아버지께서 해야할 일을 '낚아챘습니다'.

관리기에 로터리 날을 장착한 뒤 밭을 가는 작업인데, 처음이었지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기계 운전만 잘하면 되는 일입니다.

소개를 시작합니다.

먼저 감자를 심기 위한 두둑을 만들어야 합니다. 두둑이 생기면 고랑이 자연 생기지요. 두둑에는 감자를 심고, 고랑은 물빠짐 역할을 하지요.

이 작업은 관리기가 합니다. 오래 전엔 소가 끄는 쟁기로 하거나 괭이로 일일이 두둑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밭에 두둑을 만들기 위해 로타리를 장착한 관리기를 차에 실었습니다.

그런데 사달이 났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로터리 날이 감자를 심는데 사용하는 크기가 아니었습니다. 작년에 다른 작업을 하다가 그대로 둔 것이라고 하네요. 다시 교체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관리기 모습. 농기계 치곤 크지 않고 아담합니다. 기계화가 농삿일을 참 편하게 만들었습니다. 농사 요령만 잘 터득하면 유람하듯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로터리 날을 갈아끼우는 동안 잠시 봄감자 재배에 관해 알아봅니다.

'봄감자'는 봄에 먹는 것이 아니라 봄에 심는 데서 붙인 이름입니다. 봄감자를 달리 '하지감자'라고 하는데 장마철 이전인 하지 무렵(양력 6월 21일 전후)에 수확한다고 해서 붙였다고 하네요. 감자가 장마철 밭에 있으면 잘 썩는다고 합니다.

봄감자 심기는 씨감자의 싹 틔우기부터 시작됩니다. 싹 틔우기는 파종 20∼25일 전에 하니 진주 등 남부 지방은 2월 상·중순에 합니다. 중부 지방은 한달 정도 뒤쳐집니다.

파종은 남부가 2월 중순∼3월 상순, 중부는 3월 중순∼4월 상순입니다. 조금 일찍해도, 늦게 해도 큰 지장은 없다고 합니다. 감자 수확은 6월 하순 이전에 합니다.

봄감자를 알아보는 동안 작은 로터리 날이 도착했습니다.

교체를 기다리는 두 로타리 날의 모습. 왼쫀 기존 로타리 날은 거하고 오른쪽 작은 로타리 날이 교체 멤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로터리 날 교체작업을 마치고, 두둑 만드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높은 두둑과 낮은 고랑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독자분들의 이해를 더 돕기 위해 관리기 작업 모습을 약간 옆으로 해서 찍었습니다.

두둑과 고랑을 만드는 작업이 끝났습니다. 직선 줄로 깔끔하게 보입니다.

두둑 위에 비닐을 덮는 작업을 마쳤습니다. 비밀멀칭작업이지요. 이는 땅을 보온하고 잡풀이 나는 것을 방지합니다.

다음은 씨감자를 심는 작업을 알아봅니다.

먼저 싹이 약간 난 씨감자를 2~4등분으로 절단합니다. 무게는 한쪽당 30~40g이 되게 토막을 낸 뒤 심습니다.

감자를 심는 모습입니다. 감자를 심기 위해 호미로 구멍을 파고서 감자를 심고 있네요. 분업을 하면 한 사람이 먼저 긴 쇠막대기로 전진하며 일정 간격으로 구멍을 냅니다.

호미로 판 구멍에 감자를 심고 흙으로 덮습니다. 큰 힘은 들이 않은데 오래 하면 허리가 뻐근해집니다. 중간에 노닥거리다가(쉬었다가) 다시 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호미로 비닐을 쪼면서 심는 것 말고, 먼저 구멍을 뚫어놓은 모습입니다. 이 경우는 씨감자를 심기만 하면 됩니다.

감자는 밤과 낮의 온도 차가 크고 낮의 길이가 짧을 때 덩이줄기가 잘 굵어진다고 하네요. 상식과 다르네요. 뭇 식물들이 낮이 길어 햇빛을 듬뿍 받아야 줄기가 굵어지고 뿌리와 열매도 튼실하게 자라게 되는데 말이죠. 아무튼 그렇다고 하네요.

다음의 사진은 감자를 심으려는 밭에 트랙터로 퇴비를 싣고와 밭에 비료를 뿌리는 작업 모습입니다. 인근 지역을 지나다가 찍었습니다.

트랙터가 감자밭에 뿌릴 숙성퇴비를 운반하고 있네요.

숙성퇴비를 감자를 심을 밭에 먼저 뿌리는 모습. 이상 정창현 기자

■ 가을감자 알기

요즘 심는 봄감자를 알아봤으니 가을감자도 알아봅니다.

참고로 봄감자를 하지에 수확한다고 하지감자라고 했는데, 가을감자는 달리 부르는 말이 없습니다.

가을감자 심는 시기는 중부지방 8월 상·중순, 남부지방 8월 중·하순입니다.

우리나라의 가을철 기온은 고온에서 점차 저온으로 떨어지며 밤낮의 온도차가 크고 낮의 길이도 짧아지므로 감자의 생육에 매우 유리하다네요. 따라서 가을감자 재배는 재배기간만 확보된다면 다른 재배시기(작형)보다 많은 수학량을 거둘 수 있답니다.

또 가을감자는 수확 시기에 낮은 기온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수확한 감자의 질을 손상시키지 않고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어 이듬해 봄까지 시장 출하를 할 수 있어 농가의 수익성면에서 유리합니다.

다만 가을감자는 봄감자 수확 후 저장 기간과 심는 시기인 8월 중하순의 높은 온도와 습도로 인해 씨감자가 썩는 비율이 많아져 심은 뒤 싹이 적게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씨감자를 절단한 뒤 관리 과정에서 썩는 문제가 발생하고 밭에 심은 후에도 절단면에 세균 감염으로 썩는 경우가 많습니다.

씨감자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8월에 심는 씨감자는 되도록 절단하지 말고 통씨감자를 그대로 이용하면 출현율이 좋아집니다. 통씨감자는 싹이 나온 것을 확인한 뒤 파종해야 합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0년 씨감자 형태별로 가을재배 생산을 실증했더니 통씨감자의 출현율은 97%이고 절단씨감자는 54%였고, 총수량도 통씨감자가 1.8배가 높았다고 합니다.

다음은 농진청이 소개한 통감자 구입과 보관 방법입니다.

통씨감자를 심을 때에는 무게 30~60g에 직경 4~5cm의 씨감자를 사용합니다. 30g보다 작은 씨감자는 씨감자 관리 과정에서 싹이 충분히 트지 않아 심고 난 후에도 성장이 느리고 수량성이 감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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