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열린 제61회 진해군항제가 열흘간(지난달 25일부터 3일까지)의 벚꽃축제 일정을 마쳤다. 축제 기간에 큰 사고는 없었지만 '바가지 음식값'이 온라인을 달구는 등 옥의 티가 됐다.
경남 창원시는 봄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자 벚꽃이 일주일 정도 빨리 개화할 것으로 보고 개막일을 앞당겼다. 또 코로나19로 4년만에 축제가 열려 방문객이 폭증할 것으로 보고 역대 최다인 450만여 명으로 잡았다.
예상은 맞아떨어져 개막일인 3월 25일 진해구의 벚꽃 개화율이 70%에 달해 시작부터 구름 인파를 이뤘다.
창원시는 자체 조사에서 진해군항제를 다녀간 방문객은 450만여 명이 넘어선 것으로 보았다. 이는 코로나 직전인 지난 2019년보다 40만 명이 증가한 것이다.
경제유발효과는 2019년 방문객 1인당 소비 지출액(지역 주민 3만 7500원, 외지인 6만 3800원)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2600억 원인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방문객은 전체의 12%인 54만여 명으로, 2019년보다 20만여 명이 늘었다. 특히 중화권 방문객은 22만여 명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달 30일 린천푸(林晨富) 주 한국 타이페이 대표부 부산사무처 총영사가 창원시와 타이페이의 관광 교류를 위해 진해군항제를 다녀갔었다.
시는 흥행 요인으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4년만의 폭발한 이른바 ‘보복관광’ 심리, 축제 기간의 화창한 날씨와 평년보다 긴 만개 기간 등으로 꼽았다.
올해 진해군항제는 낮에는 36만 그루 벚꽃이, 밤에는 공연과 먹거리 그리고 벚꽃 조명과 불꽃놀이가 진해 곳곳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또 과거 중원로터리 일대에 집중됐던 주요 문화예술공연을 진해 전역으로 넓혀 진해루, 여좌천, 경화역, 해군사관학교, 11부두 등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특히 중원로터리에는 ‘K-방산의 주력’ 창원 소재 기업이 생산한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전시해 이색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어 진해루 밤바다를 화려하게 수놓은 ‘이충무공 승전기념 해상 불꽃쇼’와 진해군항제의 백미인 ‘2023 진해 군악의장 페스티벌’은 각각 2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구경을 했다. 진해 군악의장 페스티벌은 육·해·공군·해병대와 미8군 군악·의장대, 염광고 마칭밴드 등 14개 팀 700여 명이 참가했다.
시는 인파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처음으로 ‘이동식 대중경보시스템(Mobile Warning System)’을 도입해 인파 밀집 우려가 있을 때 가동했다. 또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 6000여 명을 곳곳의 행사장에 배치해 안전 및 교통 관리를 하게 했다.
또 교통 대책으로 군부대와 학교, 관공서에 임시주차장 1만 5000여 면을 확보하고, 관광객이 가장 몰리는 여좌천 일대는 차 없는 거리 및 한 방향 통행 거리로 지정하는 한편 주말마다 축제장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와 임시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해 편의를 높였다.
하지만 4년 만에 치러진 행사여선지 미숙함을 드러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야시장 먹거리 메뉴판, 통돼지바베큐, 해물파전 사진과 함께 '바가지 음식값'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와 전국적인 지탄을 받았다.
진해군항제를 주관하는 (사)이충무공선양군항제위원회는 지난 달 30일 군항제 장터음식의 양과 비싼 가격과 관련해 사과 입장문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