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홍의장군축제'가 반세기 만에 축제명을 새롭게 바꾸고, 오는 20~23일 4일간 의령 서동생활공원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기존 축제명은 '의령제전'이었다.
의령은 곽재우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최초로 의병을 일으켰던 곳으로 전국에 의병활동이 들불처럼 퍼져나가는 '도화선' 역할을 한 곳이다. 의령군과 군민들은 지난 50년간 축제를 개최해오면서 '의병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탄생시켰다.
의령군은 이번 첫 번째 축제를 전환점으로 '의병'이 과거만의 역사가 아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정신으로 삼고 '의병의 가치'를 전파하기로 했다. 군은 기존 의병제전의 '추념(追念)'을 넘어 지금 이 시대 '왜 다시 의병인가'를 성찰하고, '의병정신'을 통합의 마중물과 발전의 기폭제로 활용할 계획이다.
의령군은 축제 기간에 '의병정신'을 민초들의 화합으로 이룬 정의(正義)의 표상으로 치켜세우며 이 시대에 더욱 요구되는 통합과 화합의 구심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따라서 위기 앞에 의연히 일어선 희생정신과 '정의와 공동체'라는 목표를 위해 모두를 끌어안은 의병들의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다시금 일깨우는 것이 이번 축제의 최종 목표다.
축제를 아우르는 주제도 의령의 새로운 각오를 밝히는 '다시 타오르는 붉은 함성'이다. 군은 의병정신을 전 세계에 알릴 '의병엑스포'를 장기적으로 구상 중이다. 축제 기간에 시대별·지역별 전국 의병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전국 의병주제관'은 의령엑스포 미리보기로 관심을 끌었다.
축제 기간에는 "우리 모두가 의병, 홍의장군이 되어 모두 모였다"라는 축제 구호에 걸맞게 의령에 오면 누구나 의병이 된다. 온몸으로 의병임을 느낄 수 있다.
‘역사계의 라이징 티처’로 불리는 역사학자 심용환의 '의병역사콘서트'는 가볍게 관련 지식을 입력하고, 라이브 드로인과 미디어아트를 통해 홍의장군과 의병의 상징을 보여주는 '페인터즈 드로잉 쇼'로 손을 움직이면 즐길 수 있다.
또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의병출정 퍼레이드와 세상을 밝히는 횃불 행진을 따라 걷다 보면 의병과 하나가 되는 나를 느낄 수 있다.
곽재우 장군과 17장령, 이름없는 의병들의 삶과 투쟁을 재조명한 창작주제공연과 함께 밤하늘 상공에 떠올라 ‘승리의 그날, 의병 승리의 함성’을 형형색색 빛깔로 표현하는 '드론멀티쇼'는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식은 느티나무에 큰 북을 매달아 치며 최초로 의병을 모집했던 1592년 4월 22일 그날처럼 구국의 혼을 깨우는 '북의 울림' 공연과 함께 시작된다. 홍의장군 축제 원년 선포의 의미까지 더해 보는 이의 가슴에 웅장함을 준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과 세계기네스북에 오른 ‘의령큰줄'은 6년 만에 다시 당겨진다. 볏짚으로 만든 가장 길고 굵은 줄의 모습에 처음 놀라고, 2000명이 넘는 사람이 달라붙어 줄 댕기기 승부를 겨루는 장면에서 두 번째로 놀라게 된다. 나아가 200여 년 역사를 지닌 큰줄땡기를 하는 숨겨진 의미까지도 알 수 있다.
또 '미래의 의병' 어린이들의 용기를 키워주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축제 기간 내내 '의병훈련소'가 설치돼 어린이들은 입체적으로 의병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세계의병문화를 체험하는 부스도 운영되며 의병 말타기 체험, 의병 맨손물고기잡기 행사도 열린다. '어린이 홍의장군 선발대회'를 통해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 보따리도 푼다.
홍의장군축제와 함께하는 동반 축제들도 특별한 즐길거리다. 의령 토요애 수박축제, 이호섭가요제, 민속 소 힘겨루기 대회, 전국궁도대회, 전국의병마라톤대회, 군민화합콘서트 등 각자의 특성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오태완 군수는 "작은 자치단체인 의령군이 독자적으로 추진해 결실까지 반세기 세월을 노력해 만든 것이 바로 의병의 날"이라며 "이름 없는 수많은 영웅을 세상으로 끄집어낸 것은 바로 의령군이다. 의병정신의 시작과 끝, 이것은 분명한 우리만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공부 중의 하나가 바로 의병 정신을 학습하는 것"이라며 "홍의장군축제가 화합과 통합의 구심점으로 의령군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 행사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