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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들어준다는 첫 의령부자축제 ‘리치리치페스트벌’ 진한 여운 남기고 마무리

10만명 방문, '행운', '행복', '부의 기운' 전해
솥바위 부교 설치, 야간조명 보러 북새통
군민과 함께한 축제···'성공 DNA' 이식
너도나도 "행복하면 그게 부자" 한목소리

정창현 기자 승인 2022.11.09 18:01 | 최종 수정 2022.11.17 12:50 의견 0

경남 의령의 부자축제로 처음 시작한 '리치리치페스티벌'이 대한민국 대표축제의 가능성을 보이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축제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됐다.

리치리치페스티벌은 '행복 불가, 부자 불가능’ 시대에 나눌수록 좋은 축제를 지향하며 축제 기간 내내 '행운'과 '행복', '부의 기운'을 전달했다. ‘솥바위’는 안에 품고 있는 ‘보화’를 남강 물길에 흘려내 모든 사람이 풍족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선한 마음’을 선물했다.

이처럼 이번 축제는 '선한 영향력'을 의령군 곳곳에서 펼쳤다. 의령군은 환대를 준비했고 관광객들은 소원잎 달기와 소원잎 띄우기를 통해 '모두의 안녕'을 기원했다.

솥바위 주위에 설치한 부표. 저 멀리 입출구가 보인다.

이번 축제는 의령으로선 그야말로 역대급 규모의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축제 몇 시간 전부터 현장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군은 축제 관람객 인파를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축제 개막식에는 박완수 도지사 내외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의령서 열린 축제에 현직 도지사가 참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오태완 의령군수(왼쪽 다섯 번째)와 박완수 경남도지사(왼쪽 여섯 번째) 등이 부자축제 '성공 기원 메시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박 지사는 "리치리치페스티벌은 자격 있는 의령만이 할 수 있는 축제"라며 "솥바위에서 시작된 기업가 정신의 출발은 경남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발전을 위한 '물질적 풍요'와 행복한 마음을 품고 사는 '정신적 풍요', 건강을 염원하는 '건강의 풍요' 등 이른바 '3대 풍요'를 도민께 기원해 눈길을 끌었다.

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의 식전 공연에 이어 리치리치페스티벌만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리치 멀티쇼'가 펼쳐지자 축제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이어 진행된 국내 최정상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리치클래식 콘서트'는 깊어가는 가을밤 감미로운 선율로 관람객들의 귀와 눈을 사로잡았다.

축제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전경진(41) 씨는 "의령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며 "관람객 수에 우선 놀랐고, 야외 오케스트라 공연에 두 번 놀랐다. 담요와 핫팩을 나눠주는 주최 측의 세심한 배려도 참 고맙다"고 현장 소감을 전했다.

축제 기간만큼은 의령군은 '젊은 도시'로 변했다.

행사장 어딜 가나 어린이와 학생들로 넘쳐났다. 가족 단위와 젊은 관광객들의 호응을 끄는 체험 행사는 몇 미터씩 줄 서기를 하는 광경도 예사였다.

축제장 농특산물 부스에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별멍하며 소원빌기, 소원 명상&요가는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됐으며 현장 접수를 했던 키자니아 직업체험교육는 매회 참가 신청자들로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특히 혹등고래와 정어리떼의 힘차고 아름다운 유영을 감상할 수 있는 '빛의 바다' 조형물에는 특별한 가족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빛의 바다' 조형물

리치언니 박세리 톡톡과 베스트셀러 역행자의 저자 자청의 토크콘서트도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명성 있는 사람들의 강연이 개최된다는 소식에 부산, 대구 등 원거리에서도 강연장을 찾았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부자'로 최고의 정점에 오른 이들의 '청년 챌린지, 셀럽과의 만남'은 축제 전부터 문의가 폭주했다. 미국에서 의령으로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온 강연자가 여럿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뉴스였다.

류재현 축제 총감독은 인구 소멸 대표도시에서 '생존'과 '희망'을 이야기해 보자고 제안했고, 강연자들이 흔쾌히 동의해 이번 토크콘서트가 성사됐다. 이들은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는 따뜻한 위로 인사를 전했고, '인생 전환점'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꿈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부자 축제'답게 지역민이 부자 되는 가능성도 살피겠다는 의지도 성공을 거뒀다.이번 축제에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특산물 판매장에 의령 농산물이 불티나게 팔렸고 먹거리장터와 향토음식점에는 의령 대표 음식인 소고기국밥, 가례불고기, 망개떡이 일찌감치 동이 났다.

흥겨운 축제장에 나온 어르신들. 즐거운 마실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도 많이 찾았다.

작은 고을 의령에 간만에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행사 주변 음식점, 커피숍 등 상가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벼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축제 취지를 충분히 살렸다.

생가 투어에도 많은 발걸음이 이어졌다.

호암 이병철 생가 앞 글씨 예술가 강병인 작가가 설치한 이병철 회장의 명언 "힘들어도 웃어라, 절대자도 웃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웃자' 조형물은 SNS에 폭발적 반응을 불러 모았다.

3년 만에 개방된 이종환 생가는 부용정을 재현한 관정헌의 빼어난 광경에 관광객들은 아름다움을 감탄하며 내다봤다.

이번 축제의 가장 화제는 뭐니 뭐니 해도 '솥바위'였다. '전설이 현실이 된' 솥바위는 축제 내내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냈다. 솥바위에만 3만 명이 방문했다.

솥바위로 내려가는 중간 공간인 데크 전망대에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솥바위 전망대 난간에 달린 소원잎 사이에 비친 솥바위 모습

의령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솥바위를 가까이서 접하고 '부자 기운'을 듬뿍 받도록 부교를 설치했다. 또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을 솥바위에 비쳐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반응은 어마어마했다. 사람들은 솥바위의 '부자 기운'을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들은 '간절한 소원 하나는 반드시 들어 준다'는 솥바위에서 저마다의 소원 하나씩을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남강 가운데 위치한 솥바위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부의 상징인 해바라기 우산을 쓰고 입장하고 있다.

솥바위 주위 부표 위로 돌고 있는 방문객들

솥바위 주위의 야경

지적도 있었다. 관광객들은 체류형 관광을 위한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했고, 음식점도 일찍 문을 닫는 바람에 장시간 여행이 불가능했다고 입을 모았다. 또 특산물 이외에 집으로 가지고 갈 작은 기념품 하나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오태완 군수는 이번 리치리치페스티벌의 가장 큰 소득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의령군이 인구는 적고, 소멸 위기에 직면한 도시지만, 군민이 함께 힘을 모으면 해낼 수 있다는 '성공 DNA'가 이번 축제로부터 이식됐다는 것이다.

오 군수는 “단 한 건의 경미한 사고 없이 축제를 무사히 마쳤다. 군민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기운이 의령에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이태원 참사’를 겪으며 축제장에서 만난 관광객들은 너도나도 "편안하면 행복이고, 건강하면 부자"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부산에서 솥바위를 찾았다는 50대 부부는 "자녀 학업이나 회사 승진 등 좀 더 높이 올라가는 바람을 담기 위해 이곳에 왔는데 이번 사고를 보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고 운을 띄우며 "모든 사람이 무사하고, 가족이 건강하길 바라는 것 말고는 소원이 따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개최된 의령 리치리치페스티벌은 축제의 '진한 여운'을 남기고 지난 30일 막을 내렸다. 의령군은 축제 성과와 숙제를 짚어보는 축제 평가 보고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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