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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지역냉해피해대책위 "진주 배 농가 냉해 피해 90%, 올해 농사 망쳤다"

4월 이상 저온에 냉해 심각, 다른 과수도 상황 비슷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5.09 18:47 | 최종 수정 2023.05.10 02:09 의견 0

지난달 과수들의 개화기에 급습한 이상 저온현상으로 심각한 냉해를 입은 진주 지역의 과수농민들이 피해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 진주지역냉해피해대책위원회는 9일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기후로 발생한 농작물 냉해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따뜻한 날씨로 개화가 앞당겨졌고 이후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씨에 과수 농작물 냉해가 발생했다"며 "배, 자두, 매실, 감, 키위, 감자, 노지고추, 오디 등 전 농작물에서 냉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진주지역냉해피해대책위 제공

지난 4월 말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내려가 4일 이상 지속되면서 수정된 열매가 모두 낙과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더 커졌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말 영하권으로 내려갈 때 꽃에 맺힌 물방울이 얼어 냉해가 심해졌다.

특히 "냉해를 입은 과수는 앞으로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동안 제대로 수확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돼 여력이 없는 농가는 파산 직전"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농작물 재해보험 특약에 가입된 농가는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정확한 피해 조사로 농업재해대책법에 근거한 재해복구비 신속 지급 ▲재해보험 보상률을 현행 50%에서 80%까지 올려 소득 감소분에 대한 보험 혜택이 되도록 개선 ▲진주시는 유관기관과 함께 조사 연구해 특단의 피해 방지책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문산읍에서 배 과수원을 하는 한 농민은 "예년 같으면 한 나무에 150~200개의 열매에 봉지 씌우기 작업을 해야 하는데 냉해로 수정이 안 되고 낙과로 달려 있는 것이 20개도 안 된다. 달려있는 것도 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사실상 농사를 망쳤다. 문산 지역의 저온 피해율은 90%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냉해를 입어도 나무 관리를 위해 상품성이 낮은 비정상 과실도 착과를 유지시켜야 한다. 열매 달림이 적으면 수세가 강해져 이듬해 생육과 꽃눈 분화에 차질을 빚는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수형 관리와 병해충 방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비용은 비용대로 들어가 적자가 더욱 심해진다"고 안타까워 했다.

배를 수출하는 한국배영농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호주 등지에 350t의 배를 수출했고, 올해 판로까지 확보했지만 냉해로 수출 물량의 10%도 맞출 수 없을 지경"이라며 사정을 토로했다.

한편 경남도는 개화기 저온 피해를 입은 농가를 진주 배 100㏊, 함양 사과 50㏊, 거창 사과 20㏊ 정도로 파악하고 있으며 19일까지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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