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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사진관] 흐드러진 밤나무꽃의 '6월 향연'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6.12 16:41 | 최종 수정 2023.06.12 21:13 의견 0

밤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맘 때인 5월 말~6월 중순엔 밤꽃이 만개합니다.

밤꽃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느낌의 꽃입니다. 밤꽃 더러 예쁘다거나 아름답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마을 주변에 많이 심어져 있어 밤을 생산하는 것에 의미를 더하는 꽃입니다. 아카시아꽃보다 못 하지만 밤꽃에도 꿀벌이 꿀을 따다 벌통으로 실어나르지요.

꽃말은 '희망'입니다. 암꽃과 수꽃으로 나뉘는데, 아래 사진의 솔 모양의 꽃이 수꽃입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밤 과수원 모습. 우거진 숲 속에 밤꽃이 하얗게 피었다.

밤꽃은 하얗게 피지만 질 때면 연한 갈색으로 변하고 꽃잎을 땅으로 떨군다. 6월 중순을 앞두고 하얀꽃과 연한 갈색이 혼재돼 있다.

활짝 핀 밤꽃의 사진은 나름 예쁘다. 대부분의 사람은 꽃으로 여기지 않지만.

밤꽃에도 요즘 마릿수가 줄었다는 꿀벌이 앉아 꿀을 빨고 있다.

이상 정창현 기자

그런데 우리가 아는 상식과 다른 내용이 있습니다.

밤나무에서 열리는 밤은 열매가 아니라 씨앗이랍니다. 열매는 밤의 송이라고 하네요. 밤송이 생김새는 고슴도치같이 생겨 가시가 사방으로 나 있습니다. 도시 아이들이 '쌀나무'라고 했다는 노파심에 다시 해보는 말입니다.

옛날 과부 며느리가 있는 집에선 '감자꽃 필 시기엔 밤나무 아래 못 가게 하라'는 속담이 있지요. 감자꽃이 필 땐 밤꽃도 핍니다. 밤꽃 향기가 남성의 체액인 정액 냄새와 유사해 바람이 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지요. 밤꽃 냄새의 성분 중 스퍼미딘(spermidine)과 스퍼민(spermine)이 있는데 이것이 정액에도 들어있는 성분입니다. 누군가는 풀냄새라고도 합니다.

밤꽃은 밤나무혹벌이나 줄기마름병 등 병과 해충에 상당히 약합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공동방제를 하지요. 병과 해충에 약해 오래된 나무는 찾을 수 없는데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교향리에 있는 밤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적이 있다네요. 혹벌로 인한 피해로 지정이 해제됐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약밤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있다네요.

밤나무는 또한 한여름엔 잎이 우거져 산소를 공급해 내는 녹음수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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