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해체에 부적절 개입...감사원, 김은경 전 환경장관 검찰에 수사의뢰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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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4 06:17 | 최종 수정 2023.07.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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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결정 과정에서 부적절한 개입을 한 혐의(직권남용)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수사의뢰 했다.
감사원은 7월 중에 문재인 정부의 금강·영산강 5개 보(洑) 해체 및 상시개방 결정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
감사원은 보 해체 결정 등이 “비과학이고 편파적이며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환경부에 정책 재검토를 권고할 예정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018년 11월 출범한 환경부의 ‘4대강 조사·평가 전문기획위원회(4대강 위원회)’ 위원 선정 전에 관련 기관들이 추천한 위원 명단을 4대강 반대 시민단체들에 전달하도록 환경부 직원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추천위원 명단은 공무상 비밀로 외부에 누설하면 안 된다.
감사원은 이 명단을 시민단체에 전달한 환경부 직원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4대강 위원회’엔 4대강을 반대하는 활동가나 반대 저서 및 논문 저자, 환경 시민단체 출신 위원이 대거 임명돼 편파 논란 속에 출범했다.
감사원은 4대강 반대 시민단체들의 입김이 위원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4대강 위원회’는 약 3개월만인 2019년 2월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해체와 상시 개방을 정부에 제안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021년 1월 보 해체 및 개방을 발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 훈령으로 ‘4대강 위원회’를 환경부 산하에 두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물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일원화 되기 전으로 4대강 보의 관리를 국토교통부가 맡고 있었다.
감사원은 또 4대강 위원회의 보 해체 및 개방 제안의 근거가 된 수질 평가 기준에도 오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시 4대강 위원회는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등을 근거로 보에 저장된 물의 수질이 악화됐다고 지적했지만 COD 조사는 오차가 커 2016년부터 법적 평가 지표에서 제외한 검사 기준이다.
감사원은 이번까지 4대강과 관련해 5번째 감사를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2번, 박근혜 정부에서 한 번, 문재인 정부에서 한 번을 했다. 감사 분야는 각각 달랐다.
이번 감사는 4대강 국민연합(대표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2월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와 환경부를 상대로 4대강 보 해체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그해 12월 시작됐다. 무려 1년 7개월 만에 감사 결과가 나오게 됐다.
4대강 보 해체와 상시개방은 그동안 큰 논란을 불렀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남광주 지방에 극심한 가뭄으로 식수 공급마저 우려되자 지난 3월 말 전남 순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 가뭄 상황을 보고받고 “그간 방치된 4대강 보를 최대한 활용하고 노후 관로 정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후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정책 폐기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 전 장관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가 지난해 8·15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