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있기나 한가?···금융권 임직원 횡령 작년부터 폭주
총?42?건에 1408억 원 횡령···86%가 은행서 발생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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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9 16:28 | 최종 수정 2023.08.1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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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우리은행 직원의 수백억 원 횡령 이후 금융 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금융업계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임직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고, 올해도 대규모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에 받은 자료 '국내 금융업권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에 따르면 지난 2017~2023년 7월 금융업계에서 횡령한 임직원 수는 202명에 이들이 횡령한 금액만도 1816억 590만 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 45명(89억 8870만 원) ▲2018년 37명(56억 6780만원) ▲2019년 27명(84억 5870만 원) ▲2020년 31명(20억 8290만 원) ▲2021년 20명(156억 4860만 원) ▲2022년 30명(826억 8200만 원) ▲2023년 7월까지 12명 580억 7630만 원으로 지난해부터 횡령금액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즉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8월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TF'를 운영한 뒤 지난 6월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횡령사고는 더 증가했다.
업권별로 횡령한 임직원의 규모를 살펴보면 은행이 113명(56.0%)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보험 59명(29.2%), 증권 15명(7.4%), 저축은행 11명(5.5%), 카드 회사 4명(2.0%) 순이다.
횡령한 금액도 은행이 1509억 8010만 원(83.1%)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다음으로 저축은행 169억 2180만 원(9.3%), 증권 86억 9600만 원(4.8%), 보험 47억 4200만 원(2.6%), 카드 회사 2억 6600만 원(0.2%) 순이었다.
특히 은행(저축은행 포함) 임직원 횡령의 경우 최근 들어 전체 금융업권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부터 지난 7월까지 발생한 임직원 횡령은 총 42건인데 이 중 은행 임직원의 횡령 건수는 36건으로 약 85.7%이며, 횡령 금액은 전체 1407억 5830만 원의 99.4%(1399억 2930만 원)에 달한다.
은행 중에서 횡령 직원이 가장 많은 은행은 하나은행 (21명)이고, 횡령 규모가 가장 큰 은행은 우리은행으로 733억 3110만 원에 달했다.
금융업권 임직원들이 횡령한 돈의 환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 2017년~올해 7월까지 발생한 1816억 590만 원 횡령액 중 환수액은 224억 6720만 원으로 환수율이 12.4% 밖에 되지 않았으며, 특히 은행의 경우 환수율은 전체 1509억 8010만 원의 7.6%(환수금 114억 9820만 원)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최근 급증하는 은행 임직원 횡령 사건의 원인에 대해 "은행 임직원의 준법의식 취약 및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은행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못한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강 의원은 “1년 동안 금융 당국이 연달아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을 발표 하였음에도 오히려 횡령사고가 더 증가했다는 것은 대책들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고 비판했다 .
이에 강 의원은 “금융업권의 횡령을 이대로 내부통제 문제로만 인식한 채 셀프 준법경영 문화 정착에만 집중한다면 횡령은 만연할 수밖에 없기에 반드시 철저한 관리·감독과 CEO까지 책임을 묻는 강력한 제도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