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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일)은 말복(末伏)입니다···태풍 '카눈'에 종일 비 내려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8.10 10:03 | 최종 수정 2023.08.10 23:20 의견 0

오늘은 삼복(三伏) 중의 하나인 말복(末伏)입니다.

초복은 지난 7월 11일이었습니다. 중복은 21일이었고, 말복은 초복에 이어 딱 한 달만입니다. 이틀 전인 8일이 입추였고, 13일 후인 23일이 처서입니다.

본래 복날을 챙기는 것은 한여름 무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식으로 추스리라는 의미가 있지요. 하지만 오늘 태풍 '카눈'이 경남 거제에 상륙해 경남에 큰 피해를 주고 북상 중입니다. 말복에 땀 흘리며 보신음식을 먹는 풍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서울 종로구 체부동 토속촌삼계탕집. 복날이면 삼계탕을 먹기 위해 긴 줄이 이어지는 유명한 집이다. 정기홍 기자

복날은 농사철에 맞춘 24절기와 달리 잡절(雜節) 또는 속절(俗節)에 속합니다.

잡절인 삼복에는 꼭 지켜야 할 풍습은 없으나 예로부터 전하는 풍습은 더러 있습니다. '복달임 음식'이 대표적입니다. 복달임은 복(伏)이 들어 무척 더운 철을 뜻합니다.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진(秦)나라 덕공(德公) 2년(기원전 676년)에 처음으로 복날을 만들어 개를 잡아 열독(熱毒)을 다스렸다고 합니다.

복(伏)자가 사람인 변(人)에 개 견(犬)자가 합쳐진 것이라며 복날엔 개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예로부터 삼복에는 고칼로리 영양식을 먹어 무더위로 지친 기력을 보충해야 했었는데 선호한 것이 고기였지요. 복날 보양식은 대부분 이열치열 음식입니다.

대표 보양식은 삼계탕이고 보신탕, 육개장, 민어, 장어, 추어탕, 설렁탕, 용봉탕, 전복죽, 흑염소 등을 먹습니다.

육개장이 복날에 먹었던 음식이란 걸 잘 모릅니다. 보신용으로 장어를 먹는 것은 일본 영향인 듯합니다.

닭고기는 요즘 삼계탕이 아니라도 찜닭, 불닭, 닭도리탕, 치킨으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팥죽을 먹기도 하는데 악귀와 더위를 물리친다는 의미입니다.

육식을 마음껏 하기 힘들었던 땐 증편(멥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반죽해 더운 방에서 부풀려 찐 떡), 주악(찹쌀가루를 송편처럼 빚어 기름에 지진 떡), 백설기를 별식으로 먹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냉방시설이 좋아지고 평소에 잘 먹어 복날에 꼭 보신 음식을 챙겨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복날에 냉면과 같은 시원한 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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