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고향 사랑을 실천한 경남 의령 출신 기업가인 이종환 삼영화학공업그룹 회장이 13일 타계했다는 소식에 의령 지역은 슬픔에 잠겼다.

오태완 군수는 이날 이종환 회장 생가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아 애도했다. 오 군수는 10월 개최되는 의령부자축제, 리치리치페스티벌에 이 회장 '나눔 인생'을 조명하는 공간을 만들고, 재단 측과 협의해 축제 기간 생가를 개방해 추모의 시간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오태완 의령군수가 이종환 삼영화학공업 회장 동상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애도하고 있다. 의령군 제공

이 회장은 1923년 의령에서 태어나 삼영화학공업㈜을 창업해 한국의 화학공업을 선도하고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장학재단을 설립해 인재 양성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는 “벌 때는 천사처럼 못 했어도 쓸 때는 천사처럼 하겠다”며 평생 모은 재산 약 1조7000억 원을 출연해 자신의 호를 딴 '관정이종환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관정 장학생'은 1만 2000여 명에 이르고 장학금 지급액은 2700억 원으로 장학생 수나 액수에서 국내 최대로 꼽힌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기부왕’에 뽑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회장의 고향 사랑은 특별했고 무한했다.

의령 복지마을 조성을 비롯해 의병장 곽재우 장군 사당 정비, 지역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을 꾸준히 이어왔다. 올해 1월에는 의령 고향사랑기부제 1호 기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의령군도 이 회장을 예우하며 각별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오태완 군수는 2022년 2월 이 회장의 생가가 있는 의령읍 무전리~용덕면 정동마을(4km)을 '관정이종환대로'로 명예도로명을 지정했다.

명예도로 지정을 의논하기 위해 2021년 6월 오 군수가 이 회장를 만났을 때 한 말도 회자되고 있다.

오 군수가 명예도로와 생가 개방, 관정 정신을 기리는 '올곧은 부자 관광 코스' 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하자 이 회장은 흡족해 하며 "오 군수 참 맘에 든다. 널 진작 만났어야 했는데"라며 격려했다.

오 군수는 지난해 11월 이 회장 상수(上壽·100세 이상) 맞이 기념 관정재(冠廷齋) 준공식에서 군민들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경남 의령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의 생가에 세워진 송덕비. 의령군 제공

오 군수는 "의령의 큰 별이 졌다. 하지만 이 회장의 정도(正道) 삶은 군민의 자부심으로 언제나 환하게 빛나고 있을 것"이라며 "100년 삶의 여정 속에 실천한 애향심을 의령의 본령으로 삼고, 후손들은 화합해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종환 회장 분향소는 용덕면 생가에 마련돼 있으며 17일(일)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방문해 추모할 수 있다.

■추가 사진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회장과 오태완 의령군수가 용덕면 생가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3년 1월 고향사랑기부제 의령 1호로 기부한 이종환 회장이 오태완 의령군수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태완 의경군수가 2022년 11월 20일 상수연 및 관정재 준공 기념식에서 감사패 증정하고 있다. 이상 의령군 제공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 gaia008@naver.com 정창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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