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자에게 "서울대 말고 부산대 가라"고 말했더니 …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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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9 10:00 | 최종 수정 2023.12.0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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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를 가라고 권유했다가 무안(無顔·창피)을 당해 기분이 나빴다는 경험담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지난 8일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학을 권했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지난해 부산의 한 신문에 기고된 글로, 이날은 수능 성적표를 개별 학생에게 배부한 날이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글에 따르면, 글을 쓴 A 씨는 “수능 만점을 받은 어느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과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서울대 경영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부모에게 ‘그러지 말고 부산대학교에 입학원서를 넣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고 했다.
당시 A 씨의 말을 들은 일행들은 "무책임한 말"이라며 A 씨를 비판했고, 학생도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A 씨는 “수능 만점자가 지방대학에 가는 것이 과연 인생을 망치는 일인지는 지금도 납득 되지 않는다.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은 서울을 향한 우리의 열등의식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준다”며 “서울 이 외를 뭉뚱그려 ‘지방’이라 부르는 데서도 깊은 차별이 배어 있다. 서울은 늘 세련되고 앞서가며 지방은 늘 어리숙하고 투박하다는 식의 이분법이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 글에서 지방대를 권한 이유에 대해 "학생의 재능이 평범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 진학을 권유한 본질은 경계를 뛰어넘는 리더가 되어 서울과 지방의 벽을 허물어 달라는 당부를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에 진학해 서울에 뿌리내려 개인의 꿈을 이루는 것도 소중하지만 수능 만점이라는 그 특별한 재능을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활용해달라는 뜻이었다”며 “서울 대신 지방을 선택하라는 조언은 단순히 서울이냐 지방이냐의 문제에 얽매이지 말고, 그 너머에 펼쳐질 장대한 비전을 봐달라는 의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