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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구 민심] "경찰은 1cm 열상이라는데 헬기 타고 서울대병원 가? 부산대병원이 어때서?"

정기홍 기자 승인 2024.01.02 19:09 | 최종 수정 2024.01.04 20:27 의견 0

2일 부산 가덕도에서 피습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뒤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는 소식에 온라인 여론이 싸늘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가덕도에서 60대 남성에게 목 부위 피습을 당했고, 현장에서 구급대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인근 부산대병원에 입원했다. 이어 119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운데 있는 이)의 피습 순간. 유튜브 바른소리TV. 독자 제공

경찰은 사고 발생 이후 “목 부위 1cm 열상으로 경상이 추정된다”며 “현장에서 지혈을 했고, 출혈량은 적은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경정맥을 다쳤을 우려가 있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CT 검사 등 응급치료를 받고 오후 1시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산대병원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 사안을 두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찬반 논란이 뜨겁다.

백주대낮에 흉기 테러를 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용납할 수 없다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신촌 카터칼 피습(2006년 5월),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는 신촌 망치 피습(2022년 3월)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는 소식에는 네티즌들의 비난 톤이 높았다. "헬기를 타야할 정도로 위급했던 상황인가", "일반인들은 꿈도 못 꾼다. 정치인의 특권이다"라는 글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부산 지역인들의 박탈감 목소리가 컸다.

한 네티즌은 "급하면 부산대병원에서 수술 받았겠지. 민주당은 공공의대 만들어 지방대병원 활성화 하자면서 자기는 헬기 타고 서울대병원?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는 게 입증됐네"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이러니 지방 병원이 망하지. 1cm 열상 상처도 서울로 가는 것이 낫다고 홍보하는 꼴"이란 글로 베댓으로 올랐다.

네티즌은 "부산대학병원 의문의 1패...!!! 응급환자를 왜 구지(굳이) 부산대병원을 놔두고 헬기 타고 서울대병원까지 가는가...??? 민주당에서 부산 사람들의 자존심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 같다. 부산대의 자존심이 땅으로 꺼져 버린 황당무계한 일이다"라고 했다.

이어 다른 네티즌은 "부산대병원은 경정맥 치료도 못하는 3류 병원이라고 이재명과 민주당이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경동맥도 아니고 경정맥 열상을 수술한다는 것도 코미디라는 것을 의학 지식이 조금만 있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최고인 A등급을 받는 등 외상치료로 권위가 있는 병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부 의료진도 서울 이송을 질타했다.

경기 의정부백병원 양성관 가정의학과 과장은 페이스북에 “국내 최고의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를 놔두고 권역외상센터조차 없는 서울대를 가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결국 지방 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떠들던 정치인조차 최고의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을 놔두고 이것조차 없는 서울대병원으로, 그것도 헬기를 타고 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대까지 헬기를 타고 간다면 중증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도무지 말이 맞지 않는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 있던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응급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목은 민감한 부분이라 후유증을 고려해 '잘하는 곳'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이 너무 오버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댓글에 "크게 다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민생 외치면서 (이럴 땐) 특권을 부리냐"고 성토했다.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과도한 쇼 아니냐"며 이 대표의 상처 상태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은 "박근혜는 11cm 커터칼 자상 입고도 걸어서 병원 가서 60바늘 꼬메고(꿰매고) 다음날 퇴원했다"며 이 대표의 '헬기 특권'과 비교했다.

훈수를 두는 이도 있었다.

경남 진주의 이 모 씨(40대)는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걱정하지 마라며 적당한 시점에 KTX를 타고 집이 있는 서울로 가서 병원 치료를 받았으면 훨씬 더 후한 평을 받았을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연했던 대처와 비교했다. 그는 "그게 민주당이 평소 주장하는 이미지에 맞지 않나. 다가올 총선에서도 훨씬 유리한 분위기로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를 흉기로 찌른 남성은 1957년생 김 모(67) 씨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흉기를 인터넷에서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김 씨가 서울의 모 구청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했고 충남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민주당 당원이란 글이 퍼지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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