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더위 사라"···오늘(24일)은 정월대보름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2.24 12:36 | 최종 수정 2024.02.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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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원대보름(上元)이다.
중년층 이상이면 어릴 때 조리를 들고 옆집에 오곡찰밥을 얻으려 다니던 추억이 기억으로 생생하게 떠오르는 날이다. 저녁엔 달집태우기로 큰 달을 보며 한해의 액운을 떨치고 가족이 안녕하기를 빌었다.
정월대보름은 한 해의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날로 큰명절로 친다. 상원(上元)이란 중원(中元·음력 7월 15일 백중날)과 하원(下元·음력 10월 15일)에 대칭이 되는 말이다. 예전에는 설날 만큼이나 비중을 크게 뒀다.
이날은 큰 명절로 세시 풍속이 많았다.우리 세시풍속 행사의 20%가량이 대보름날에 치러질 정도로 절기 중 가장 다채롭다.
정월대보름날 아침 일찍 아이들은 조리를 들고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차진 보름밥과 각종 나물 반찬, 부럼도 조리에 한가득 얻어와 나눠먹는다.
이날 마주치는 사람마다 재빨리 하는 '더위 인사'가 있다. 먼저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효과를 본다며 이날 아침이면 경쟁하듯이 "내 더위 사라"는 인사를 건넨다.
요즘은 시간 관념이 옅어져 덕담으로 종일 비슷한 인사를 한다.
'한국의 세시풍속'(최상수 저)에는 한해 동안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세시풍속 행사는 총 189건이라고 소개한다.
이 중 정월 한 달이 세배·설빔 등 78건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월 78건 중에서 대보름날 하루에 관계된 세시풍속 항목은 40여건에 이른다.
이날에는 동제(洞祭), 줄다리기, 달집태우기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진행된다.
임동권이 쓴 '한국세시풍속'에도 한해 192건의 세시행사를 수록하고 있다. 이 중 정월 한 달에 전체의 절반을 넘는 102건이 속해 있다. 14·15일 대보름날 관련 항목수가 55건에 이른다.
해가 아닌 달의 움직임을 표준으로 삼는 음력을 사용하는 우리의 전통사회가 첫 보름달이 뜨는 대보름날을 보다 더 중요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예부터 정월보름달이 주는 의미를 매우 중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