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독자 코너를 마련합니다. 사진물도, 에세이(수필)성 글도 환영합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아마추어성 콘텐츠가 소개되는 코너입니다. 정화영 독자가 '우리 동네 한 바퀴'를 타이틀로 먼저 시작합니다. 더경남뉴스는 앞으로 다양한 독자 코너를 마련해 숨어있는 '끼'를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애독과 참여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경남 김해시 수로왕길(서상동) 수릉원에서 얼굴을 활짝 내민 벚꽃을 소개합니다. 하지만 완연한 봄날씨에 얼굴을 내미는 꽃잎으로 봄 소식을 전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꽃잎에 생채기가 여기저기 났습니다.
1만 평(3만 9600㎡) 규모의 크지 않은 수릉원 안에는 김해민속발물관이 있고, 담을 두고 김해수로왕릉이 이어집니다. 김해한옥체험관도 근처에 있습니다.
이곳은 가야시대의 역사와 문화, 생활상을 한번에 둘러볼 수 있는 멋진 곳입니다.
수로왕은 가락국의 초대 국왕이며 김해 김씨의 시조입니다. 김수로라고도 하는데 시호(諡號·사망한 왕이나 사대부의 공덕을 찬양해 주는 호)는 수릉왕입니다.
이곳 수릉원은 수로왕과 부인 허왕후가 함께 거닐었던 정원의 이미지가 담겼습니다. 인근의 수로왕릉과 가야왕들 묘역인 대성동 고분군과 맞닿아 있는 단아한 숲이지요.
정원엔 연못이 있는데 해상왕국인 가야를 상징적으로 표현했고 옛 가야시대 습지에서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가시연꽃이나 노랑어리연꽃 등을 심어놓았습니다.
다음은 매화꽃입니다. 때이른 감이 있지만 확짝 피었습니다.
그런데 성급히 나왔나요? 며칠 전 꽃샘추위에 그만 생채기가 나 꽃잎이 시들해져 말라비틀어졌습니다. 딴 곳엔 "봄 왔다"고 하는데, 한편으론 애처롭네요.
▶활짝 핀 수릉원의 매화
▶봄비 내린 5일 아침 모습
지난 4~5일 새벽에 봄비가 내렸습니다. 아침 시간대에 수릉원을 산책 겸 해서 찾았는데 비가 그쳐 '봄비와 꽃' 구도 사진을 양껏 찍는 뗀 실패했습니다. 참고로 구름 낀 공원 정취를 위의 맑은 날 사진과 비교하면 봄날의 분위기가 조금은 비교가 될 듯합니다.
지난 2018년 tvN에서 드라마 '꽃보다 할배'를 9부작으로 방영했습니다. 꽤 인기가 있어 "꽃보다 할배"라는 말이 꽤 입에 오르내렸지요.
콘셉트는 '황혼의 배낭여행'이었는데, 배낭여행을 떠나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었습니다.
문득 생각이 들어 '꽃보다 할배'를 '벚꽃보다 매화'로 바꿔 넣어봅니다.
봄이 꽃샘추위가 올새라 사립문을 빼꼼히 내다보는 듯, 막 피어나는 지금의 매화가 3월 말이나 4월 초에 피는 벚꽃보다 나아 보입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촌마을 언덕에서 맨 먼저 피어 설레게 하는 꽃이라서 그렇습니다.
이른 봄인 지금은 흐러지게 피어 화려함을 뽐내는 벚꽃보다는 넘침이 없이 한껏 자태를 지키며, 은은한 향기를 내놓는 듯한 매화가 제격입니다.
서둘러서 나오다가 꽃샘추위의 공격을 받아 말라버린 애석한 녀석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봄봄봄, 봄은 바로 우리 앞에 바짝 다가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