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김지율 경상국립대 교수, 내밀한 진주 장소들의 이야기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로토피아’ 출간
남성당한약방, 옛 진주극장과 진주역, 남강과 개천예술제 등 진주 곳곳의 ‘장소’ 통해 역사 전해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3.12 07:51 | 최종 수정 2024.09.23 00:19
의견
0
김지율 경상국립대 인문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가 자신의 고향 진주의 장소 이야기를 엮은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로토피아’를 출간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시와 연구의 뿌리이자 출발인 ‘진주’의 역사와 내밀한 이야기를 진주 곳곳의 ‘장소’를 통해 전한다. 몇 년 간을 찾아 찬착했다.
하나의 장소를 기억하고 그곳에서 치열하게 사는 이들과 기억을 나누는 일, 말하자면 그들이 그 장소에서 이룬 삶의 무늬가 바로 시이고 문학임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남성당한약방, 옛 진주극장과 진주역, 남강과 개천예술제, 박생광과 국립진주박물관, 이성자미술관 등과 같은 문화의 공간들과 형평운동의 현장들 그리고 사라져 가는 골목마다 숨겨져 있는 기억의 장소들까지 구성돼 있다. 또한 배길효·리영달 작가의 사진과 함께 진주의 역사의 소중한 자료를 담고 있다.
장소와 관련한 김주완, 송영진, 고능석, 임규홍, 리영달, 권영란, 안영숙, 원지연, 장상훈, 이병진, 신진균, 김형점, 이수진, 하미옥, 심귀연, 김운하 씨 그리고 중앙시장의 여러 상인과의 인터뷰를 실어 총 420페이지, 200여 장의 사진으로 구성됐다.
삶이 묻어나는 장소와 그 너머의 공간 그리고 타인들과 소통하는 장소들이나 약자들이 살아가는 장소들까지 시간과 함께 변화된 진주 장소에 숨겨진 진솔한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그는 “천년고도의 도시, 진주는 과거의 것들을 보존하는 당위와 언제나 그 기억에서 벗어나려는 이탈의 욕망이 공존하는 도시”라며 “장소들에서 비롯되는 개인들의 내밀한 기억은 비슷하지만 또 특별한 그 무엇이 있다. 그 장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를 겪기 마련인데 그럼에도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사람과 더불어 극진하게 사는 장소들을 ‘아름다운 헤테로토피아’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 교수가 지난 2022년에 발간한 연구서 ‘문학의 헤테로토피아는 어떻게 기억되는가’는 시와 문학에 나타나는 이질적 장소 연구라면, 이번에 출간한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로토피아’는 한 도시의 실재 장소에 공유되는 이질적 시간들에 대한 완성된 헤테로토피아 이야기이다.
김 교수는 2009년 ‘시사사’로 등단했다.
시집 ‘내 이름은 구운몽’, ‘우리는 날마다 더 아름다워져야 한다’, 대담집 ‘침묵’, 詩네마 이야기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들’, ‘나는 천사의 말을 극장에서 배웠지’, 연구서 ‘한국 현대시의 근대성과 미적 부정성’, ‘문학의 헤테로피아는 어떻게 기억되는가’ 등이 있다.
제9회 진주 문학상과 제8회 시사사 작품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경상국립대 인문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