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경남 통영·고성 지역구도 이번에 경남 여느 지역구와 비슷하게 야당 후보 단일화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자 대결을 치른다.
인구가 많은 통영시와 적은 고성군의 지역 구도는 있지만, 그동안 보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편이다.
이번 총선에선 통영시장을 지낸 민주당 강석주 후보와 현 의원인 국민의힘 정점식 후보가 맞붙었다. 강 후보는 통영, 정 후보는 고성 출신이다. 두 후보는 같은 시기에 국회의원과 통영시장을 지냈다. 정 후보는 예비선거 기간 중 지역구에 내려온 아내가 집에서 돌연사하는 비보를 접했다. 강 후보도 모친상을 치렀다.
▶역대 선거
경남의 상당수 지역구가 그렇듯 통영·고성도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분류된다.
지난 1995년 기존 충무·통영·고성 선거구가 도농 시군 통합으로 통영·고성으로 개편됐다.
근자에 치러진 7번의 총선과 한 번의 재보궐 선거에서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20대 총선(2016년)에서는 진보 정당이 후보를 내지 못해 이군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무투표로 당선됐다. 이 정도로 보수세가 세다.
반면 정 후보는 이 의원이 정지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자 보궐선거(2019년)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처음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정 후보는 59.47%로 민주당 양문석 후보 35.99%를 크게 이겼다.
정 의원은 1년 뒤 21대 총선에서도 58.34%를 얻어 38.92%에 그친 양 후보를 물리쳤다.
이처럼 맥 빠진 정치 지형이었지만 민주당이 대약진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강 후보는 통영시장에 당선됐다. 민주당 백두현 후보도 고성군수에 당선됐다. 진보좌파 정당이 승리한 유일한 시기였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도 강 후보는 이전 보수당 도의원 때 다져놓은 표심과 통영시장 선거에서 밀어준 표심을 어떻게 였어내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반면 정 후보는 보수 쏠림 지형인 이곳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예비선거 기간에 졸지에 아내가 통영 현지 집에서 사망하는 비보로 인한 동정표가 있읊 것으로 예상된다.
21대 총선에서 선거인수는 통영시가 10만 9810명, 고성군이 4만 6075명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역구 통합 이후 고성 출신 후보로 당선된 것은 정 후보가 처음이다.
▶후보 이력
두 후보는 모두 친화력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강 후보(59)는 2004년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경남도의회에 입성한 이후 2006년과 2010년 잇따라 당선돼 3선 도의원을 지냈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우파 진영이 크게 흔들리자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민주당에 입당, 2018년 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에 당선됐다.
진보좌파 정당 후보가 통영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1995년 지방선거 부활 이후 강 후보가 처음이다.
강 후보는 1964년생으로 고려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행정학석사)를 졸업했다. 7,8,9대 경남도의회 의원, 9대 통영시장을 지냈다. 전과기록은 없다.
정(58) 후보는 현 윤석열 정부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정 후보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지낸 검사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윤계 의원이다.
정 후보는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후배이지만 윤 대통령이 사시에 늦게 합격해 검사로서는 선배다. 나이는 윤 대통령이 5세 많다. 두 사람은 초임 검사 시절 1994년 대구지검에서 함께 보내 친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정 후보(20기)가 윤 대통령(23기)보다 선배다.
정 의원의 아내가 사망하자 윤 대통령은 통영 빈소를 비공개로 찾아 1시간가량 머물고 가는 등 관계가 각별하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윤 대통령이 통영에서 열린 ‘제12회 수산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공약
두 후보는 지난 21일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한 뒤 공식 출마선언과 지역발전 공약을 밝혔다. 두 후보는 통영과 고성의 사업을 깨알같이 적시했다.
강 의원은 지방소멸과 지역 산업 쇠퇴에 특단 대책 마련하고 스포츠레저도시, 조선산업 지원 특별법을 약속했다.
강 후보는 ▲4대 핵심공약 ▲통영과 고성을 위한 10대 공약 ▲읍면동 구석구석 맞춤공약을 단계별로 밝혔다.
그는 '다시, 함께, 도약'을 기치로 “당당한 통영의 아들, 듬직한 고성의 사위, 영원히 지역을 지킬 강석주가 통영·고성을 확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4대 핵심공약으로 ▲지방 소멸, 산업 쇠퇴, 국가 지원 특단대책 마련 ▲KTX 조속 추진 및 가덕신공항 대비 남해안중심도시 도약 ▲조선산업의 국가 지원 특별법 제정 ▲제2스포츠파크, 사계절 스포츠레저도시 건설을 제시했다.
통영 5대 공약으로는 △수산식품산업 해양바이오산업 육성 △사계절 명품 관광휴양레포츠 도시 △한산-욕지-사량 특색정원 조성 △한예종 부설 통영예술학교 설립(마이스터형) △기후위기 대응 재생에너지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 5대 공약으로는 △우주항공산업 메카‧농림축수산업 발전 △조선해양산업 특구 활성화 △제2스포츠단지와 유스호스텔 추가 건립 △남부내륙철도 신속 추진 및 고성역사 사수 △농어민 수당 100만 원 인상, 공익형 직불금 강화를 제시했다.
읍면의 특화 발전을 위해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송학고분’정비, 스포츠빌리지 조성, 십리벚꽃길 관광자원화, 남부권 소방심신수련원 유치, 항공정비 및 우주항공부품 전문산단 조성, 청년농 유입 등을 위한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항공안전기술원 분원 유치를 통한 드론산업 육성 등을 내놓았다.
강 후보는 “선거는 국가대표팀을 꾸리는 것과 같다. 제대로 된 감독을, 좋은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 감독을 바꿔야 지역 발전, 주민행복을 위한 전술이 바뀌고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 기존 선수의 자세와 태도가 달라지며, 지역주민이 대접받고 통영·고성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 후보는 ▲남해안 중심도시 인프라 구축 ▲명품 관광 메카 ▲빠르고 편리한 교통망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 후보는 통영 6개, 고성 6개 공약을 발표했다.
통영·고성 발전을 위해 △남해안 중심도시 도약을 위한 지역 인프라 구축 △명품 관광의 메카로 육성 △희망과 활력 넘치는 농업·농촌 조성 △해양·수산 1번지 통영을 재도약 △빠르고 편리한 교통망 구축 △역사, 문화, 예술, 체육이 공존하는 통영·고성 건설 △행복하고 안전한 통영·고성 건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통영의 미래비전으로 △KTX 건설사업 신속 추진 및 투자선도지구 조성으로 역세권 개발 △한산대첩교 조기 착공 △남해안 아일랜드 하이웨이 기틀 마련 △통영 적십자병원 이전 연계 의료복지타운 조성, △이순신 장군 승전지 순례길 등 테마길 조성 △통영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사업 공모 유치 △통영 강구안 미디어 미항 연출 등 통영관광만 구축 △통영 섬 관광 잠재력 발굴 및 개발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 조성 △굴 껍데기 자원화시설 구축 △통영만 일대 도심항공교통(T-UAM) 도입 △국도 14호선 통영 원문교차로 개선 △한산도~좌도 연도교 건설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 추진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 공모 유치 △스포츠 종목별 전용 경기장 설치 및 각종 대회 △전지훈련팀 유치 지원 △봉평지구 도시재생 뉴딜사업 계속 추진 △주거침입 동작 감지센서 및 CCTV 확대 설치 지원 등을 약속했다.
고성의 미래비전으로는 △무인기 종합타운 확대 조성 및 미래 항공 모빌리티 생태계 기반 마련 △해양플랜트 등 조선 기자재, 친환경 특수선박 건조 지원 △지방소멸대응기금 대폭 유치 △자란만 관광개발 사업 추진 △당항포 지역관광개발사업 공모 유치 △마동호생태체험 관광영역 조성 △상족암 디지컬문화 놀이터 명소화 △거류 산성지구 등 농촌공간정비 공모 △귀향타운 조성 공모 유치 △저수지 수리시설 개보수 추진 △양정·용정 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건설 △송학동 고분군 정비사업 및 전시관 건립 △배둔지구 도시재생사업 추진 등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4년 연속 헌정대상 수상, 의정활동 종합평가 경남 1위, 상임위 및 소위원회 출석률 경남 1위를 기록하는 등 의정활동을 인정받았다. 또한 공약 35건 중 약 43%를 완료해 제21대 공약이행 우수의원으로 선정돼 약속을 지키는 정점식”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집권 여당의 힘으로, 3선의 큰 힘으로 통영·고성의 발전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1965년생으로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법학석사)를 졸업했다. 21대 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지내고 있다. 병력은 육군 중위로 전역했다.체납액이나 전과기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