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앞두고 부울경의 지역구별 후보자와 내세운 정책, 여론 등 경쟁 구도를 점검합니다. 전략공천(단수공천) 등으로 여야 대진표가 짜여진 곳과 격전지를 우선으로 연재를 합니다. 편집자 주
경남 김해는 다른 경남 지역과 함께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을 지지해왔다. 그런데 이곳은 김해 진영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이후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어 각종 선거 당락에서 엎치락뒤치락 주고 받고 있다.
이중 김해을 선거구는 경남 도내에서 젊은층이 가장 많이 사는 장유1·2동을 끼고 있어 진보 성향이 강한 편이다. 또한 전체 장유동은 인구 80% 이상이 외지인이다.
▶총론
먼저 김해을 선거구에서의 역대 선거 결과와 정치 지형을 살펴보자.
김해시는 부산 인근에 위치해 인구가 크게 늘면서 지난 2004년 김해갑과 김해을로 선거구가 분리됐다. 당시 김해시 전체 인구(2004년 12월 말 기준)는 42만 7432명이었다.
분구 이후 김해을 첫 선거(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최철국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노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과 선거 한 달 전에 터진 노 대통령 탄핵 사태 역풍 덕에 한나라당 후보를 20% 차이로 크게 이겨 당선됐다. 최 후보는 이어 18대 총선(2008년)에서도 통합민주당 후보로 나서 내리 당선됐다.
하지만 국회의원 재보궐선거(2011년)와 19대 총선(2012년)에서는 경남도지사 출신으로 새누리당 후보였던 김태호 의원이 승리를 했다.
이후 김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20대 총선(2016년)에서는 민주당으로 나선 김경수 후보가 62.38% 높은 득표율로 압승을 했다.
이후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 출마를 위해 물러나 치러진 재보궐선거(2018년)에서도 민주당 김정호 후보가 63.01% 득표율로 크게 이겼다.
김 후보는 이어 21대 총선(2020년)에서도 49.67% 득표율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에 8.06%포인트 차로 쉽게 승리했다.
하지만 가장 최근 선거인 대통령선거(2022년 3월)과 같은 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해 옛 영토를 되찾았다.
지난 대선에선 윤 대통령은 김해(김해 갑과 을)에서 49.33%를 얻어 46.24%를 얻은 이재명 후보에게 3.09%포인트 차로 이겼다.
다만 장유1·2·3동에선 이 후보가 신승해 야권 우위 지역임을 보였다. 곧바로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홍태용 시장은 57.29%를 얻어 민주당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김해을은 한 쪽의 승리를 예단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분구 후 민주당 김 후보가 내리 당선됐고 이번에 3선에 도전한다. 반면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큰 표차로 국민의힘이 이겼다.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맞붙는다.
재선의 김 후보는 그동안 표심을 다졌지만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조 후보가 '밀양' 지역구를 버리고 험지 전략 공천돼 만만찮다. 정치인 조 후보가 쌓아온 정치인 경력이 상당히 어필되기 때문이다. 해박한 지식과 합리적인 제언이 무기다.
당 대 당 여건에서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선지 국민의힘에선 애초 10여 명이 나왔다. 이러다 보니 조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큰 내홍을 겪었다.
여론조사 결과도 엇갈린다.
경남신문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선 김 후보 36.7%, 조 후보 39.8%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반면 이후 좌파 언론인 김어준 씨의 '여론조사 꽃''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김 후보(39.7%)가 조 후보(25.1%)에 크게 앞섰다.
▶후보들의 면면
김(63) 후보는 부산 삼성중, 부산남고, 부산대 를 졸업했다. 부산에서 오랫동안 학생운동과 시민사회운동을 했다.
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비서관을 지냈고 노 대통령 퇴임 이후 김해로 내려와 봉하마을 대표이사와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김 후보의 강점은 뚝심으로 꼽힌다. 또 오랜 기간 김해에서 활동하고 재선을 해 김해의 문제점과 해경책을 잘 알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북 콘서트를 열고 3선 도전을 일찌감치 공식화했다.
지난 9일 장유2동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김해시의회 의장을 지낸 배병돌 공동상임위원장은 축사에서 “가덕도신공항, 동북아 물류플랫폼 등 굵직한 현안을 해낸 김 의원이야말로 김해 일꾼에 제대로 된 적임자”라며 “김해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온 뚝심과 실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조(60) 후보는 경남 밀양고와 서울대 법학과·법학대학원을 졸업했다. 박찬종 의원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이회창 총재 보좌역, 이명박 서울시장 비서관을 역임하는 등 경력이 매우 뛰어나다.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경남 밀양·창녕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 교육위원장과 정보위원장을 역임했다.
그의 강점은 합리성을 앞세운 깔끔한 스타일과 원칙과 상식을 중시하는 의정 활동이다.
2015년 유승민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하며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두 사람이 함께 ‘새누리당 젠틀맨’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2016년 총선에서 유승민계로 분류돼 컷오프되기도 했다.
이번에도 당이 험지 출마를 권유하자 군말없이 지역구를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에서 옮겼다.
조 후보는 지난 16일 김해시 금관대로 902·202호에 선거사무서를 열었다.
개소식에는 국민의힘 최형두(창원 마산합포구) 경남도당위원장, 김태호 의원(양산을 후보), 박성호 후보(김해갑)를 비롯한 지역 도·시의원과 지역 주민, 지지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그의 선거대책위원장인 박찬종 전 의원이 영상 축하를 전했다.
특히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 자리를 함께해 “조해진 후보는 김해을 지역을 위해서 제가 맞은 것보다 더 많은 총탄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조 후보를 소개했다.
조 후보는 이날 “이번 선거는 나라의 명운과 당의 존립이 걸린 문제이고, 반드시 국민의힘이 이겨야 될 선거”라며 “4선을 바라보는 중진으로서 당과 나라를 위해 마땅히 어려운 일을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김해을 출마를 수용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조 후보는 최근 짐을 하나 덜었다.
그간 김해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역임해 전략 공천에 반발하던 김성우 예비후보가 김해을 도·시의원, 김해을 당협위원회 당직자와 함께 조 후보의 지지를 선언했다. 김 예비후보는 조 의원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공언해왔다.
김 예비후보는 “집권당의 3선 의원으로 앞으로 국민의힘 원내대표까지 도전할 수 있는 경남의 대표 중진, 조 의원이라면 총선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조 후보에게 힘을 실어 더 큰 김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조 후보 선거사무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후보들 공약
김 후보의 1호 공약은 ‘대중교통 혁신 및 광역교통망 구축’이다.
관련한 주요 내용은 ▲김해트램 내외선, 장유순환선 임기 내 개통 ▲부전~마산 경전선 전철 도입 ▲김해고속도로 건설 및 가덕도신공항 고속도로 연장 ▲남해 3지선 고속도로와 비음산터널 연결 ▲창원~김해~양산~울산을 연결하는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신설 등이다.
반면 조 후보의 공약 발표는 큰 그림만 나와 있다. 당내 공천 내홍 때문이다.
그는 김해를 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한 세부 공약을 마련 중이다.
그는 김해를 부울경 메가시티의 중심도시로 만들어 수도권과 비견되는 중심도시로 우뚝 세우고, 김해시가 최고 역점시책으로 추진 중인 동북아 물류플랫폼 유치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