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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우리 동네 누가 나왔나(12)]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60대 베테랑과 20대 초년생 대결 눈길

4개 시·군 모두 보수성향 강한 지역
민주은 당 최연소 지역위원장 출사표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4.04 22:20 의견 0

지금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는 20대(2016년) 총선 때 확정됐다.

워낙 선거구가 넓어 적지않은 유권자는 어느 지역이 자기 선거구에서 붙고 떨어졌는 지 헷갈릴 정도다. 예컨대 의령과 창녕은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편이다. 각 지역민이 서로의 지역을 자주 오가는 생활권도 아니고 지역 현안도 많이 다르다.

인구를 주요 기준으로 삼아 획정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만들어진 선거구다. 현 선거구는 기존 함안·의령·합천에서 합천군을 떼네 거창·함양·산청 선거구로 붙이고, 함안·의령군을 밀양시·창녕군 선거구를 합친 것이다.

경남도 시군 현황도. 위키백과

▶총론

이 선거구는 경남에서 거창·함양·산청·합천 지역구와 함께 가장 많은 4개 시군을 갖고 있다. 두 곳 모두 농촌 중심의 지역으로 인구가 적은 곳이다. 고령층이 많아 정치 성향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하다.

경남 서중북부인 거창~합천 선거구도 지역이 넓어 이질감이 있지만 지리산 권역이란 공통점은 있다. 하지만 이 선거구의 이질감은 더해 시군별 정치 성향도 차이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 이곳이 지역구였던 국민의힘 조해진 후보가 중진들의 험지 차출로 김해을로 옮기면서 생긴 공석을 누가 가져갈 지 큰 관심거리다.

▶역대 선거 결과

4년 전의 총선, 지난해 치른 대선 및 지방선거에서 보수 진영 후보가 무난히 당선됐다. 이번에도 국민의힘 공천을 받으면 무난히 당선할 것으로 지역 정치권에선 본다.

8년 전 밀양~창녕 선거구로 재편된 뒤 처음 치러진 20대 총선(2016년)에서는 다른 선거 때보다 많은 후보가 출마했다. 보수우파 진영이 각기 정치 이익에 따라 분화를 하면서 출마 러시를 이룬 영향이다.

박근혜 대통령 시기인 당시 선거판을 복기해보자.

(중도)보수 진영은 친박(친 박근혜)과 친이(친 이재명)가 치열하게 다투면서 친유(친 유승민)로까지 분열됐다. 안철수의 국민의당도 생겼다.

친이-친유로 분류된 이 지역의 조해진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됐고 친박으로 분류된 엄용수 후보(전 밀양시장)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공천을 받았다. 이에 조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후보를 내지 않았다. 중도우파 정당인 국민의당에선 지역위원장인 우일식 후보가 출마했다. 무소속으로는 김충근 후보와 이구녕 후보가 나왔다.

선거 결과는 엄 후보가 41.6%를 얻어 38.7%의 조 후보를 3%포인트도 안 되는 격차로 당선됐다. 지역 정가에선 조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와 선전했다는 평가를 했다.

엄 후보는 함안군, 의령군, 창녕군에서 1위를 했고 조 후보은 밀양시에서만 1위를 했다. 두 후보의 고향은 밀양시다.

국민의당 우 후보는 함안군에서 13.2%를 얻었지만 전체로 9.1%에 그쳤다. 밀양 출신임에도 함안에서 득표를 더 많이 했다.

4년 후인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조성환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운영심의회 위원이 출마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에선 조해진 전 의원과 현 국민의힘 후보가 된 박상웅 당 중앙연수원 부원장 등이 경선해 조 전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당시 당명은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조해진 후보가 68%를 얻어 민주당 조성환 후보(30.27%)를 크게 이겨 3선에 성공했다.

지역별 득표율을 보면 이번 총선의 득표 구도로 짐작할 수 있다.

조해진 후보는 창녕군에서 72.7%로 가장 많이 얻었고 이어 의령군 69.6%, 밀양시 67.4%, 함안군에서 63.5%를 득표했다.

조성환 후보는 함안군에서 34.8%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밀양시 31%, 의령군 27.9%, 창녕군에서 25.7% 얻었다.

여기서 특별하게 봐야 할 점은 함안군의 득표 현황이다. 함안은 함안 조 씨가 많이 산다. 오래 전 선거 땐 함안 조 씨가 이곳 선거에 나오면 당선 확률이 높았다. 실제 결과도 그랬다.

두 후보가 같은 조 씨인데 각각 63.5%-34.5%를 득표했다. 조해진 후보는 이곳에서 상대적으로 다소 낮게 득표했고, 조성환 후보는 표를 조금 더 얻었다. 조 씨 집성촌의 표가 분산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조해진 의원의 공백을 함안군에서 어떤 표심으로 표출될 지 관심사다. 이번 선거에선 조 씨 후보도 없고 민주당 우서영 후보의 기반은 창녕이다.

▶후보와 공약

국민의힘은 후보 확정 과정에서 내홍을 겪었다.

합리적인 성품의 조 의원이 4선 고지를 향해 지역구와 상임위에서 좋은 의정활동을 펼쳤으나 중진들의 험지 출마로 김해을로 차출됐다.

이 자리를 박일호 전 밀양시장이 지난해 말 당선 1년 만에 시장직을 버리고 출마해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하지만 수억 원대의 뇌물 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천이 취소되고 박상웅 20대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자문위원이 공천됐다.

박상웅(63) 후보는 밀양 출신이다. 30대 중후반부터 정치에 발을 들여놓아 중앙 정치권에 인맥이 적지 않지만 수 차례 공천 경쟁에서 쓴잔을 마셔와 이번에 일생일대의 구사일생을 했다.

국민의힘 박상웅 후보

박 후보는 밀양시 초동면에서 태어나 밀성초교, 밀양중, 마산고, 서울대 사범대학 사회교육과를 졸업했다. 한양대 행정대학원에서 일반행정을 전공해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부원장, 20대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자문위원, 자유한국당 인재영입 위원, 윤석열 대통령 선대위 조직통합본부 수석보본부장을 역임했다. 자유미래포럼 회장도 했다.

13대 총선(1988년) 땐 신민주공화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영등포을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14대엔 고향 밀양 선거구에서 신정치개혁당으로 출마했으나 민주자유당 신상식 후보에 밀렸고 15대에서도 이 선거구에서 무소속 출마했으나 같은 무소속인 김용갑 후보에 졌다. 16대엔 밀양시·창녕군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나왔으나 한나라당으로 출마한 김용갑 의원에 다시 졌다.

민주당의 우서영(28) 후보는 20대다. 창녕에 산다.

민주당 우서영 후보

당초 민주당 후보론 창녕 출신 김태완(37) 전 지역위원장이 공천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경남 16개 지역위원회 최연소 지역위원장이기도 했다. 인천 송도에 있는 벨기에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의 총책임자인 입학홍보처장을 역임했다.

그는 2018년 경남도의원 후보, 2022년에는 창녕군수 선거에도 출마한 적이 있다.

우 후보는 창녕 신창여중, 창녕여고, 포항에 있는 한동대 한국법학과를 졸업했다. 사회복지학을 복수 전공했다.

민주당 이 지역구위원장(민주당 최연소 지역위원장)과 민주당 미래굥제국가탄소거래센터건립특별위원장, 민주당 부대변인 및 경남도당 대변인으로 있다.

지난해 경남도의회 의원 보궐선거에 나와 떨어졌지만 25%를 득표해 기염을 토했다. 선거비 전액을 보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우서영펀드'(배당률 3.68%)를 출시했다.

▶후보들 공약

두 후보는 지역구가 넓고 공통 현안이 많지 않아 4개 시군별 공약을 내놓았다. 전체를 아우르기 힘든 점을 고려해 지역별로 강점인 특화 공약에 신경을 쓰고 있다.

우 후보는 1차 공약으로 국가탄소컨트롤센터와 국가탄소거래센터 건립을 발표했다. 이들 지역이 지닌 천혜의 보물인 자연 생태환경을 갖고 있어 이를 기반한 녹색산업 전략이다.

밀양시 공약으론 미래 에너지원이자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중요한 방안의 하나인 수소 기반 기업을 유치해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밀양을 투자연구단지로 조성해 1단계로 수소특화단지를 만둘고, 수소 환경 소재부품 기업지원센터를 구축해 친환경 경제벨트와 영남의 수소 전초기지 거점으로 만들겟다고 제시했다. 중장기 일자리 창출도 하겠다는 의도다.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2단계 조성 구상도 내놓았다.

의령군에는 우리 말과 글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시대·역사별 언어문화를 정리·보전 하기 위해 ‘국립국어박물관’을 건립하고 아동과 학생, 어르신까지 우리말의 소중함을 배우는 교육의 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사업은 이미 의령군에서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함안군은 도시 근교농업이 성한 점을 고려해 함안에 특화된 농식품 수출가공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식품산업을 육성하고 농업을 고부가 가치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박상웅 후보는 각 지역의 지역 현안을 분석해 각 도시에 적합한 공약들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밀양의 청년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 활동이 줄어들어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가 공기업 유치를 내놓았다. 다만 조세 특례 등 파격적인 지원책은 만만찮은 후속 대책으로 마련돼야 한다.

그는 한때 26만 명이던 밀양 인구를 다시 복원하기 위해 공기업 등을 유치해 지역의 인구 증가는 물론 지역 발전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천혜의 청정 자연환경인 의령군에서는 유가공산업 등 친환경 식품가공산업단지를 조성해 농산물 생산력 증대, 고용유발 효과를 끌어올려 지역의 인구 증가와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함안군은 저출산과 고령화, 지역 침체화, 복지수요 증가 등 여러 지역 현안을 짚었다.

천주산터널을 개통해 함안 칠원을 중심으로 한 5만 명 신도시를 만들고 역사,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체류형 관광 복합숙박시설을 확충한다는 전략이다.

창녕군은 지역 최대 현안인 부곡하와이를 포함한 부곡 온천단지를 전면 재개발하는 안을 내놓았다. 관광산업 활성화의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이를 위해 창녕국제온천휴양도시 건설을 국가 사업으로 추진해 국내외 관광객을 다시 유치하기로 했다. 또 대규모 온천휴양도시를 건설해 사계절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공약도 함께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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