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대파 아주심기(정식) 철입니다.
지난 5월 초, 밭 가장자리에 씨앗을 파종한 뒤 자란 대파 모종을 아주심기 하는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9일 대파 재배 농업인의 안내로 도음을 받았습니다.
고물가 속에 천정부지로 올랐던 대파 값이 지난 '4·10 총선' 표심을 크게 좌우한 터라 아직도 관심이 많습니다. 기자도 시장이나 마트에 들르면 대파 판매대에 눈길이 먼저 갑니다. 대선 때 한 단(5~7개)에 4천 원 후반대까지 갔던 가격은 지금 1천 원 후반대로 내려 하향안정세가 됐습니다.
봄 재배 대파 파종시기는 3월 중순~4월 초이지만 기온에 따라 남부 해안지역을 제외하면 4월 하순까지 늦춰서 파종하기도 합니다. 이어 5월 하순~6월 초순에 아주심기를 합니다. 수확은 9월 하순~11월 하순에 합니다.
가을에 파종하는 대파는 9월 중순에 씨를 뿌려 긴 추운 겨울을 나고 3월 상순에 아주심기를 합니다. 수확은 대체로 6월 한 달간 하지요.
하지만 가정용으로 기르는 경우 시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조금 일찍 심으면 일찍 먹고, 조금 늦게 심으면 늦게 먹으면 됩니다.
대파는 다비성 작물(비료를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로 밑거름도 충분히 주고 웃거름도 자주 줘야 합니다.
또 대파는 땅 속 깊이 뿌리는 내리고 추위를 이기는 내한성이 강해 겨울에도 이상 없이 월동을 합니다. 웬만한 가뭄에는 잘 견딥니다.
다만 습한 땅에서는 약한 작물이라고 합니다.
대파가 크는 과정에서 주로 먹는 부위인 연백부(軟白部)의 길이를 늘리기 위해 두 세 차례 북주기(뿌리를 흙으로 덮어 주는 일)를 해야 해 적당한 간격을 줘야 합니다. 이랑의 간격이 좁으면 북주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연백(軟白)이란 식물 줄기 등이 연하고 하얗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모종을 옮겨심을 때는 골을 깊게 파주고 그 사이에 대파 모종을 눕혀놓고 흙을 덮어주면 됩니다. 꼭 바로 세워서 심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뿌리에 흙을 살짝 덮어주고서 1주일 정도 지나면 알아서 반듯하게 선다고 하네요. TV와 사진에서 심는 걸 보면서 "세워서 심어야 하는데. 저렇게 심어도 되나?"라고 생각했었는데 궁금증이 싹 가셨습니다. 신기하네요.
대파는 밭에 웬만한 수분만 있으면 말라죽지 않고 대부분 뿌리를 내리고 산다고 하네요. 생육 초기인 1주일 동안엔 1~2번 정도 건조하지 않도록 물을 주면 됩니다.
아주심기 약 한 달 후 복주기로 잎이 갈라지는 부분까지 한번 더 덮어주면 된다고 합니다. 복주기를 할 때는 잡초를 뽑고 완숙퇴비를 얇게 뿌려 웃거름을 같이 주면 좋습니다.
완숙퇴비(完熟堆肥)란 짚, 잡초, 낙엽 등이 퇴적하고 미생물에 의한 부숙이 끝나 안정화된 상태의 퇴비를 말합니다.
평상시 같으면 지나쳤을 대파의 아주심기 작업을 살펴보았습니다.
총선이 불과 두 달을 채 넘기지 않아 아직도 '대파' 하면 '선거'가 먼저 떠오릅니다.
총선 표심을 가른 게 사과와 대파 값이 어디 국가와 나랏님 탓으로 돌리겠습니까? 그러기론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 영향으로 지금까지의 농사 틀로선 대응하기가 어려운 구석이 많아졌습니다.
이대로 수십 년 지나면 우리나라에선 사과를 재배하기 힘들어진다고 합니다. 사과 투정만 하기론 현실이 가난하지 않습니다.
대파 파동도 3월 수확을 앞둔 늦겨울~이른 봄에 비가 자주 와서 촉발된 측면이 큽니다. 대파가 습한 데 약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다행히 5월 들어 생산이 많아져 수급 상태가 안정됐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은 이제 현실화 됐습니다. 개개인은 오염물질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농산 당국은 기후변화에 맞춘 품종 개발에 빨리 나서야 합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의 한 농가를 찾아 대파 아주심기 작업 과정 등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