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사회 모두의 잘못입니다"···경남 밀양시장, 80개 단체와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대국민 사과
재발 방지 시스템 만들고, 피해자 위한 모금 추진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6.25 17:30 | 최종 수정 2024.06.25 21:30
의견
0
경남 밀양시가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최근 한 유튜버가 당시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폭로해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확산하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밀양시는 25일 오후 2시 시청 대강당에서 밀양시의회, 80개 시민단체와 함께 피해자와 가족은 물론 국민들에게 공동 사과문을 발표했다.
안 시장은 사과문을 통해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아이들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했음에도 어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며 “나와 우리 가족, 내 친구는 무관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피해 학생과 가족이 겪었을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고 했다.
안 시장은 “밀양시는 지역사회와 손잡고 도시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범죄예방과 안전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자발적 성금 모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밀양 내 사찰·교회, 천주교·원불교 등 종교단체는 피해자 치유 합동 예불과 기도회를 준비 중이고 향교·성균관유도회 등 유림단체는 고유제 개최나 학교 순회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윤리 의식을 고취할 계획이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재조명을 받으면서 밀양시는 '성범죄 도시', '성범죄를 집단으로 무시하는 지역'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년 전인 2004년 12월 밀양 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불러내 1년간 지속해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고,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는 피해자와 합의하고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으로 결정났다.
하지만 가해자들이 유튜브 폭로 파장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