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부울경의 문화예술체육이 살아 숨쉬는 공간을 찾아갑니다. 구민회관과 예술회관, 체육회관 등을 망라해 소개합니다. 예술회관이 전문 문화예술인만 이용하지 않고, 체육회관이 체육인만 이용하는 곳은 아니지요. 주기적으로 고지하는 유·무료 프로그램은 실생활에 요긴한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여가를 즐기면서 건강도 지켜주는 이들 공간은 주민들에게 활짝 열려있습니다. 편집자 주
그 첫 발걸음으로 경남 창원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진해문화센터'를 찾았습니다. 창원시 진해 시내를 병풍으로 둘러친 장복산 자락이 진해만으로 다다른 해변에 위치합니다. 지역 예술인과 체육인은 물론 시민들이 즐겨 찾는 문화·체육 생활의 요람입니다.
진해는 이른 봄이면 연분홍 벚꽃의 향기가 가득해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한여름이면 장복산 푸르름이 무성하게 우거져 상쾌함을 더하는 곳이지요. 진해만은 또 어떻습니까? 바닷바람이 더없이 시원해 마음을 확 틔워줘 무엇이든 넉넉해지는 곳입니다.
진해문화센터는 크게 구민회관(문학관과 체육관)과 진해야외공연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진해문화센터 전경. 왼쪽이 문화관이고 오른쪽은 체육관이다.
진해문화센터 건물와 주차장
▶문화와 체육 프로그램이 풍성한 진해구민회관
진해구민회관은 지난 1993년 4월 1일 개관했습니다. 꼭 31년이 됐네요.
사계절 풍광이 아름답고 자연경관이 수려한 장복산 자락을 배격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진해만이 있습니다. 주소는 창원시 진해구 진해대로 325(태백동)입니다.
진해문화센터와 진해야외공연장(에너지환경과학공원) 위치도. 왼쪽 위가 장복산 정상이고, 장복산은 진해 앞바다를 보고서 진해 시내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구글 맵
연극, 무용, 발레, 음악(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공연과 미술, 조각 등을 전시합니다. 각종 스포츠 경기도 할 수 있어 말 그대로 복합적인 문화예술체육시설인 셈이지요.
주요 시설로는 공연장(395석)과 전시실(196㎡), 예술창작소, 컨벤션홀, 체육관(관람석880석)이 있습니다. 부대시설로는 분장실, 샤워장, 149면의 대형 주차장과 옥외광장 등 편의시설이 잘 구비돼 있습니다.
이곳을 시내버스를 타고 오려면 창원에선 150번, 751번을 타면 되고, 마산에서는 160번, 162번, 163번, 164번, 760번, 762번을 타면 됩니다.
당연히 자가용이 이용 가능합니다. 134대 주차가 가능하고 장애인용 6대, 임산부용 3대 주차장도 갖춰놓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055-719-7800으로 문의하면 됩니다.
진해문화센터 문화관
체육관 외벽에 7월의 공연 안내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공연장 로비 모습
공연장 로비
문화누리 맴버십 가입 이용 현황 안내
'문화누리' 맴버십은 창원문화재단 산하의 성산아트홀(의창구 용호동), 3·15아트센터(마산회원구 양덕동), 진해문화센터 등을 묶은 통합회원제로 운영됩니다. 창원의 대표 문화시설들입니다.
문화누리 회원으로 등록하면 창원문화재단이 내놓는 기획공연이나 전시를 보다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겠지요.
회원 가입은 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 전시동 3층에 있는 문예사업부로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055-268-7912)로 하면 됩니다.
회원권 유효 기간은 가입일로부터 1년입니다. 유료회원 연장은 유효기간내에만 가능합니다. 무료회원은 로그인을 한 뒤 마이 페이지에서 탈퇴가 가능합니다.
진행 중인 공연 안내판
진해구민회관을 오르는 언덕에 이곳 진해에서 태어난 월하(月下) 김달진(金達鎭) 시인의 시비도 있습니다. 주옥 같은 시를 남긴 분이지요.
진해구 소사동(창원군 웅동)에서 태어난 김 선생은 당시 보성전문(고려대 전신)-연희전문(연세대 전신)과 함께 3대 명문이던 중앙불교전문학교(현 동국대 전신)를 졸업했습니다. 한국 문학인의 산실 역할을 한 학교이지요.
그는 이후 입산해 절간에서 수도생활을 했고, 해방 이후에는 동아일보 문화부에서 기자생활도 했습니다.
김달진 선생의 이력
진해에는 김달진문학관(진해구 소사로59번길 13)이 있습니다. 무료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daljin.or.kr)를 참고하면 됩니다.
김달진문학제전위원회가 조직돼 해마다 가을이면 김달진문학제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에는 '올해의 최우수 문학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네요.
이곳에는 김 시인의 시비(時碑)가 있습니다. 아래는 시비 건립 취지문입니다.
김달진 선생 시비(時碑) 제막 취지문. 시비는 진해 장복산 진해구민회관 바로 밑에 있다.
김 시인은 스님 생활도 했던 터라 당시 문단의 분위기였던 모더니즘이 아닌 불교 사상을 바탕으로 속박된 상념을 벗어닌 시풍을 나타냅니다.
이곳 그의 시비엔 사향시(思鄕詩·고향을 노래한 시)인 '열무꽃'을 새겨놓았다.
가끔 바람이 오면
뒤울안 열무 꽃밭 위에는
나비들이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가난한 가족들은
베적삼에 땀을 씻으며
보리밥에 쑥갓쌈을 싸고 있었다
떨어지는 훼나무 꽃향기에 취해
늙은 암소는
긴 날을 졸리고 졸리고 있었다
'열무꽃'은 그리운 고향 진해의 정경과 함께 인간과 자연이 어울려 사는 모습이 잘 그려진 작품으로 평가된다.
김 시인은 생전 "보시는 보시를 잊어서 무루(無漏)의 보시가 되고, 자비는 자비를 잊어서 큰 자비가 된다. 종교는 종교를 잊어서 진정한 종교가 되고 시는 시를 잊어서 영감의 시가 되고, 나는 나를 잊어서 비로소 온전한 나가 된다”고 했답니다. 선문답과 같은 이 문구가 와닿습니다.
공연 티켓을 사는 티켓 박스
체육관과 앞뜰. 뜰이 넓어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다. 각종 야외 공연도 한다. 이상 독자 정재송 씨 제공
▶진해야외공연장
진해야외공연장은 진해문화센터 안에 있습니다. 지난 2006년 6월 2일 진해만의 푸른 파도와 석양의 바다 곁인 진해구 덕산동 에너지환경과학공원 안에 지었습니다. 주소는 창원시 진해구 천자로(덕산동)입니다.
공연장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입니다. 부지 9090㎡에 건축 연면적은 3490㎡입니다. 진해공연장은 가보지 못 했지만 진해문화센터에 진해구민회관과 함께 있어 소개합니다.
진해문화센터와 에너지환경과학공원(진해야외공연장) 위치도. 왼쪽 위가 장복산 정상이고, 장복산은 진해 앞바다를 보고서 진해 시내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구글 맵
진해야외공연장에서 야간 공연을 하는 모습. 창원문화재단
이곳도 예술인들에게 문화예술 창작 활동공간을 제공하고, 시민들에겐 참여하고 사용하는 종합문화시설로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주요 시설로 본관 건물에 옥외 관람석(964석)을 비롯해 야외무대, 전시실, 스태프 회의실, 매표소가 있습니다. 또 제1~3연습실이 있고 무대관에는 분장실, 리허설룸이 있으며, 지상 2층의 별관에는 대연습실과 제4~6연습실이 있습니다.
별관에는 대연습실 및 샤워실 등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하고도 다채로운 '아카데미 강좌'를 운영합니다. 상주단체 및 상주작가들이 공연과 전시와 관련한 창작예술 활동을 합니다.
진해문화재단은 "현재 국내외 정상급 수준의 예술단체와 예술인을 비롯해 지역 예술단체, 지역 예술인들이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고 음악연주회, 민요마당, 우리 춤 공연 등 라이브 공연과 문화예술 공연 등 계절별 특화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한 여름밤의 시네마 프로그램인 '짠내극장'이 있는데 이름이 해변가에 위치해 지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실내영화관에서만 보던 명화를 옥외 공연장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요즘 같은 푹푹 찌는 더위에 시원한 바닷바람 결에 영화를 보면서 가족 간의 친화력도 높이는데 아주 좋은 장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버스는 에너지환경과학공원 입구에서 309번이 있습니다. 자가용 이용시 총 85대의 장애인 5대, 임산부 2대 주차시설이 있습니다.
기타 문의는 진해야외공연장(055-719-7896)으로 하면 됩니다.
지금까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듬뿍 담긴 창원문화재단 산하 진해문화센터 시설을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