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들어 기상청의 기상 및 날씨 예보를 보면 '최고기온(온도)'이란 말이 쏙 들어가고, '최고체감온도'가 자주 등장합니다.
한여름이 오기 전 방송 등의 기상정보에서는 '낮최고기온'이란 말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최고기온과 체감온도는 어떤 차이가 있고, 어느 경우에 달리 쓰는 지를 알아봅니다.
기상청은 지난해 5월 15일부터 여름철 폭염특보를 발효할 때 '최고기온'이 아닌 '체감온도'를 쓰기로 했습니다.
아다시피 체감온도란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온도입니다.
예컨대 기상청이 낮최고기온이 33도라고 발표했는데 37도 정도로 느껴지는 경우이지요. 예전에는 이를 자주 인식하지 못했지만 지구 온난화로 폭염 일수가 늘면서 한여름이면 하루가 멀다않고 느낄 수 있습니다.
체감온도란 이처럼 폭염특보(폭염주의보, 폭염경보) 발효 때 기온과 함께 대기에 있는 습도까지를 감안한 기온입니다.
다시 말해 재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낮최고기온을 발표하고 이에 덧대 낮최고체감온도를 알렸지요. 주는 낮최고기온이고 부가 낮최고체감온도였습니다.
더 알아봅니다.
폭염특보에는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가 있습니다.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이어야 발효하지요. 습도는 감안하지 않고 기온만을 기준으로 발표합니다.
낮최고기온이 33도 미만(32도 이하)이면 폭염특보를 발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기온이 33도 아래이어도 폭염특보를 발효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유는 습도 때문입니다.
체감온도는 기온에 습도의 영향이 더해져 사람이 느끼는 더위를 정량(定量), 즉 수치로 나타낸 온도입니다. 예를 들어 습도 55%를 기준으로, 습도가 10% 증가 혹은 감소하면 체감온도는 1도 정도 증가 혹은 감소한다고 하네요.
여름 장마철엔 온도가 33도 아래인데도 끈적끈적, 푹푹 찌는 날씨를 자주 느낍니다. 이런데도 기상청은 왜 폭염특보를 발효하지 않을까 의아해 했지요. 무더위 고통이 더할 땐 국민들의 불만과 비난은 더 컸습니다.
"내일 날씨도 못 맞추면서 수백 억원 들여 마련한 슈퍼컴퓨터는 무엇을 하는 거냐"는 투의 비난이었지요.
기상청은 현실과 맞지 않는 폭염특보 기준에 비난이 비등해지자 실제 느끼는 더위를 수치화 해 국민들에게 알리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사시사철에 적용하지만 여름 무더위와 겨울 혹한이 아니면 낮최고기온을 더 많이 씁니다. 봄과 가을엔 대기에 습기가 별로 없어 체감기온보다 최고기온이 더 와닿기 때문이지요.
이런 이유들로 기온이 33도 미만이어도 습도가 높을 땐 폭염특보를 발표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지만 습도가 낮으면 폭염특보가 발표되지 않을 수도 있지요.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이도 큰 틀의 기준이고 여러 기상 요인을 종합해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날씨는 물난리와 극한 가뭄 등으로 인명과 재산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요즘엔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한 기상'이 잦는 등 슈퍼컴퓨터도 두 손을 들만큼 날씨 변동이 심합니다. 불과 1~2km 거리에서 폭우와 해가 동시에 나타나는 날씨도 자주 발생됩니다.
앞으로 기상 분야에 보다 더 '사람 중심, 생활 밀착형' 기상 및 날씨 발표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아직은 기상청이 이런 부분에서 대처를 잘 못하고 있지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선 기상 정보를 발표할 때 '지방'과 '지역'의 통일과 '기온'과 '온도'의 통일부터 해야 하겠습니다. 기상청 혼자서 결정할 자신이 없으면, 국립국어원과 논의해 정확한 차이를 대별한 뒤 통일해야 하겠지요. 어차피 지금의 기상어는 혼돈돼 있고,따라서 혼란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