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해역 양식장 치사 수온인 '28도' 넘었다…고수온 약한 거제 조피볼락(우럭) 치어 11만 마리 폐사
거제 동부면 5개 양식장 피해 잇따라
그늘막, 산소 공급도 무책, 해파리 떼도 급증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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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22:15 | 최종 수정 2024.08.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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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연일 지속된 폭염으로 바다 수온이 올라 경남 해역에서 가두리양식장 어류 폐사가 시작됐다. 고수온 여파다. 해파리까지 급증하고 있다.
경남도는 19일 도내 해역 수온이 급상승하자 지난 16일 오후 2시 발령했던 남해~거제해역에 고수온경보를 확대 발령했다. 도내 대부분 해역은 28도 이상 고수온을 보이고 있다.
이 영향으로 거제시 동부면 5개 가두리양식장에서 조피볼락(우럭) 치어 11만 마리가 폐사했다. 우럭은 고수온에 취약한 한대성 어종으로 수온이 26도가 되면 폐사가 시작되고, 우럭이 견디는 한계 수온은 28도다.
거제는 양식장 80곳에서 우럭, 돔 등 2400만 마리를 입식하고 있는데, 이 중 우럭이 40%가량이다.
국내 최대 가두리양식장 밀접 수역인 인근 통영 해역 가두리양식장에서도 폐사가 시작됐다.
통영은 양식장 103곳에서 우럭, 돔, 볼락, 쥐치 등 1억5300만 마리를 입식 중이며 우럭이 절반을 넘는 8000만 마리에 달한다.
수산당국과 가두리양식업계에 따르면 8월 초까지 남해안에 냉수대가 분포되면서 수온이 21~24도에 머물렀으나 최근 수온이 30도 안팎으로 급상승했다.
거제시 남부면 저구마을 육상 양식장의 경우 수온이 최고 30도까지 찍기도 했다.
어민들의 걱정은 이번 주를 고비로 물고기 폐사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간 남해안 해역에 분포했던 냉수대가 지난 13일을 전후로 소멸해 수온이 급격히 상승했다.
한 어민은 "수온 1도 차이는 육상의 기온 4도 정도다. 수온이 하루 만에 7~8도 오른 것은 육상 기온으로 치면 20~30도 갑자기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6월 11일~8월 17일 양식장에서 폐사한 우럭, 돔, 광어, 쥐치 등은 140만 마리에 이른다. 돔류는 높은 수온에도 대체로 잘 견디는 어류다.
최근의 고수온 현상은 모든 해역에서 나타나 평년 수온보다 2~3도가량 높다. 전남 함평 앞바다는 31도까지 올랐다
양식장 업계는 뜨거운 햇볕을 가리기 위해 양식장 위에 그늘막을 치고 산소공급장치를 이용해 산소를 공급하고 있지만 뜨겁게 달아 오른 바닷물에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태풍이라도 와서 바닷물을 뒤집어 놓기를 바랄뿐이다.
경남 도내에선 지난 2012년 처음으로 고수온 집단폐사 집계가 시작돼 그해에 165만 마리가 폐사한 이후 꾸준히 늘다가 2016년 704만 마리가 죽었다. 다음 해인 2017년 343만 마리로 줄었다가 폭염이 극심했던 2018년 686만 마리로 증가 한 뒤 2021년 1042만 마리로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무려 1500만 마리가 폐사했다.
여름철 극성을 부리는 해파리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강독성인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전국 연안에 지속 나타나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부산, 울산, 경북, 강원, 남해 해역에 주의 특보를 발령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올해 중국에서 국내 연안에 유입돼 바다 1ha(1만㎡)당 108마리가 관찰돼 관찰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다. 지난해에는 같은 면적당 0.3마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