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염소 '보툴리즘'이 발생,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염소 24마리를 사육 중인 이 농장에서 12마리가 이틀 만에 폐사했다.

이 병은 동물이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 균(Clostridium botulinum)이 생산한 독소를 먹은 뒤 신경이 마비되는 질병이다. 오염된 물이나 사료를 먹었을 때 감염된다. 전염병은 아니지만 치료가 어렵다.

새끼 흑염소들이 흑염소 농장 뜰에서 사료를 먹고 있다. 정기홍 기자

23일 연천군과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연천의 한 농장에서 염소 10여 마리가 갑자기 폐사해 임상 수의사가 현장을 예찰하고 부검을 실시한 결과 보툴리즘으로 진단됐다.

농장에선 사람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사료로 준 흔적이 발견됐다.

방역 당국은 염소 사육농가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정봉수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장은 "염소도 소와 마찬가지로 남은 음식물을 수거해 먹여서는 안 된다. 양질의 건초와 신선한 풀, 오염되지 않은 물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툴리즘 증상이 발현됐거나 우려가 있는 농장은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는 앞서 지난달 부패한 잔반과 볏짚을 배합해 소에게 먹인 양주시 육우 농가에서 소 12마리가 폐사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폐사 원인을 보툴리즘을 진단하고 예방백신을 긴급 접종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 gaia008@naver.com 정창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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