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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현 기자의 고샅길 산책] 남부권(경남과 전남북) 최초 함양 염소경매시장의 첫 경매하는 날 탐방기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5.21 23:06 | 최종 수정 2024.05.26 19:29 의견 0

경남 함양산청축협이 지난 20일 함양 하림강변길에 있는 가축경매시장 내에 염소경매시장을 개장했습니다. 경남과 전·남북을 통틀어 최초로 개설된 염소경매시장으로 '개시 장(場)'의 의미는 꽤 큽니다.

'고샅길 산책'의 정창현 발행인 겸 기자가 이날 아침 경남 진주에서 출발해 한 시간정도 걸려 함양에 도착, 오전 개장한 염소 경매 전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기자가 굳이 염소경매시장을 방문한 이유는 '염소경매시장 개장'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흑염소는 '우골탑' 한우나 '삼겹살'의 돼지와 비교해 그저 그런 하찮은 가축으로 여겼지요. 최근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지난 1월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기력을 보한다는 '흑염소의 가치'가 지속 상승 중입니다.

함양군도 염소경매시장 개장과 관련해 "염소산업의 성장 기대로 사육 두수가 증가함에 따라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경매장을 마련했다"고 속내를 밝혔습니다. 군은 그간 개인 간의 재래식 '문전 거래'로 염소 농가들이 입었던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하더군요.

축산인도 낯설어 한 흑염소 경매 과정을 사진 기사를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염소경매시장이 있는 가축경매시장 시설들을 먼저 알아봅니다.

함양군 가축경매시장 전경. 푸른 지붕이 가축경매시장인데 염소경매시장을 겸해 운영한다.

함양가축경매시장 입구 쪽에 있는 축산종합방역소. 이곳에서 우선 염소들의 소독을 한다.

함양산청축협 경제사업소 건물이다.

사료판매장. 경매장에 온 축산농들은 이곳에서 사료를 구매한다.

카메라를 경매장으로 옮겼습니다.

축협에서는 염소를 출하하려는 축산농에게 며칠 전 사전 공고를 해 출하 예약을 합니다.

출하자는 당일 경매 오전 7~9시 경매 사무소에 염소 정보를 접수하고, 오전 9시까지 경매 염소 입고(출장)를 마칩니다.

사전 염소 정보를 등록할 때 암수와 거세 유무, 병 유무 등을 등록하고 몸무게를 측정합니다. 이날 경매는 오전 10시에 시작돼 두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아직 전자경매가 아니고 수기(手記·글을 씀) 경매여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게 아닌가 합니다.

함양산청축협 관계자는 "구매하고 싶은 염소의 번호와 낙찰가를 작성해 사무실에 접수하면 마감 후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에게 낙찰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함양산청축협은 올해 하반기에 스마트 전자경매 시스템을 도입해 휴대전화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입찰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가축경매시장 내부 모습. 소 경매를 겸하고 있어 일반 가축경매장과 큰 차이는 없다. 소 한마리가 차지하는 공간에 염소들이 들어가 있다.

염소를 사려는 한 농장주가 염소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경매에 나온 염소는 다양하다. 어미도 있고 새끼도 있고, 접종을 해 털이 다른 외래종도 있다.

진주에서 왔다는 이병욱 씨가 염소 제원을 써붙인 현황판을 보고 있다.

새 주인을 기다리는 흑염소들

젖소와 같이 생긴 염소. 외래종과 교접해 외향도 다르지만 몸체도 흑염소보다 큰 편이다.

가축경매장 내 마련된 사무실. 염소 경매일엔 이곳에서 염소 경매 응찰 접수를 받는다.

축협 관계자가 경매가 끝난 뒤 경매염소 현황판에 최종 낙찰가와 낙찰자의 번호를 적고 있다.

낙찰된 염소의 경매 현황. 24kg짜리 염소는 이날 45만 원에 낙찰됐다. 팔려는 염소주는 응찰 하한가를 39만 원으로 써내 6만 원을 더 높게 받았다.

경매 직원이 낙찰가를 적자 많은 염소 축산농이 몰려와 관심있게 보고 있다.

염소를 낙찰 받아 산 사람은 사무실에서 낙찰가를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아 출하하는 곳으로 가면 된다. 유찰된 염소는 농장주의 의견을 받아 재경매를 하거나 농장으로 다시 가져간다.

어미 염소 경매장 모습. 염소를 팔려는 축산농이 적은 최저 응찰가가 모두 100만 원을 넘는다.

한 축산인이 유찰된 염소 리스트를 보고 있다. 가격대가 맞으면 재입찰에서 사려는 것이다.

경매에서 낙찰 받은 염소 가격을 적은 서류. 낙찰자는 비용을 지불하고 출하장에서 축협 관계자에게 보여주면 직원들이 구매자의 차량에 염소를 실어준다.

축협 관계자가 경매를 마친 염소를 차에 싣기 위해 끌어내고 있다.

축협 관계자들이 경매가 끝난 염소를 경매장에서 차량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축협 관계자가 입찰이 끝난 염소를 구매한 축산인의 차에 싣고 있다.

전북 남원에서 온 염소 농장주 전영기 씨가 이날 경매장에서 염소 5마리를 낙찰 받아 차에 싣고 있다. 남원에서 30분 걸려 왔다는 전 씨는 염소 대농가라고 했다.

이날 경매에서는 109두가 입찰에 부쳐져 96두가 낙찰됐다고 합니다. 평균 낙찰가는 82만 원이었고 최고낙찰가는 180만 원이었습니다.

경매 과정을 본 축산인들은 개인 간의 거래보다 가격대가 괜찮다고 했습니다.

남원에서 온 전영기 씨는 "남원 농장에서 1600여 마리를 키우는데 근친교배로 인한 면역력 약화를 예방하기 위해 경매시장 왔다"고 하더군요. 가격대보다는 염소 교배를 위해 우성인 염소를 골랐다고 했습니다.

함양산청축협은 이날 첫 경매를 시작으로 매월 한 번씩 셋째 주 월요일에 경매를 합니다.

함양에 염소경매장을 만들게 된 것은 지리산 기슭에서 염소를 많이 키우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남보다 전남과 전북에서 염소 사육 대농가 많습니다.

진병영 함양군수는 “염소 사육이 축산농가의 신소득 축종으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염소 생산에서 가공, 유통단계까지 산업화해 함양군을 염소 사육의 거점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함양군은 이에 따라 예방 종접 및 방역 기반시설 설치 지원, 생산 기반 구축을 위한 종염소 구매 지원, 염소 기자재 지원 등 전폭적인 행정 지원에 나서겠다고 합니다.

■함양 염소경매장의 경매 절차 및 유의사항

함양산청축협이 운영하는 함양염소경매장의 경매는 수기(手記)로 일괄경매 한다. 아직 전자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1차 본경매에서 유찰되면 2차 재경매를 한다. 최종 유찰된 염소는 농가에 반환한다.

경매 염소 출품은 사전에 예약을 받고, 당일 염소 입고(출장)는 오전 7~9시에 한다. 매도인(축산농가)은 사무실에 경매 접수(응찰하한가, 질병이나 특이사항 고지 등)를 하고 계근대(計斤臺·무게 측정 기구)에서 중량 측정을 받은 뒤 계류대(繫留臺·밧줄로 매어 놓는 곳)에서 대기한다.

염소 매수인은 사무실에서 응찰 신청을 하고 응찰표를 받아 경매 시작 때 응찰표에 매수하고 싶은 염소의 번호와 가격을 작성해 사무실에 제출한다.

매수인이 응찰가를 높게 써내면 낙찰된다. 매수인은 낙찰 받은 염소의 대금을 정산하고 매도인은 정산서를 받으면 경매는 종료된다.

경매 대금은 다음 날 낮 12시까지 경매 수수료 차감 후 금액이 매도인에게 입금된다.

경매 수수료는 한 마리당 ▲15kg 이하 1만 원 ▲16~50kg 1만 5000원 ▲51kg 이상 2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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