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 폭우 붕괴 현장 방문···점검 중 발견 고려 기왓장 추가 유물 단초?
국가유산청,"안전 조치 우선…연구 안된 부분 정밀연구"
행정안전부도 고분군 찾아 호우 피해 점검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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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4 21:20 | 최종 수정 2024.09.2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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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이 폭우로 붕괴된 경남 김해시 북부동 대성동고분군(가야의길 126)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현장 점검 과정에서 무너진 흙 속에 고려시대 기왓장도 발견했다.
23일 오후 진행된 현장 방문에는 오춘영 국가유산청 산하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장, 김현미 경남도 역사문화유산과장, 김수연 김해시 문화유산과장, 송원영 김해시 대성동고분박물관장 등이 참석했다.
김해시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1시 30분쯤 이틀간 누적 강수량 430㎜의 폭우가 쏟아질 때 대성동고분군 서쪽 사면 약 96㎡가 무너졌다. 이 고분군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붕괴 사면 둘레는 가로 12m, 세로 8m 크기다.
송 대성동고분박물관장은 "박물관 CCTV에서 처음 고분군 잔디 일부에 틈이 생기는 것을 알았고, 폭우로 빗물이 고분군 내부로 침투하면서 토사가 유실되며 무너져 내렸다"며 "대성동고분군 붕괴는 처음이다. 태풍 매미 때보다 더 많은 비가 와서 무너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대성동고분군은 금관가야 왕들의 무덤 유적으로 1~5세기 가야연맹을 구성했던 금관가야의 대표 고분군이다.
가야 정치체가 공유한 고분의 다양한 속성 중 이른 시기 의 유형을 잘 보여준다. 1990~2014년 총 9차례 발굴조사 후 총 304기 무덤을 확인했다. 전체 무덤은 최소 1000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붕괴된 곳은 조선시대의 토성 자리다.
1700년 전 가야시대 때 대성동 구릉 평지에 고분군이 조성됐고, 고분군 서쪽 위에 왜적을 막으려고 45도 정도 경사지게 토성을 쌓았는데 이 부분 일부가 무너졌다.
송 박물관장은 "이 토성은 통일신라시대 때 처음 쌓기 시작해 조선시대 말까지 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실된 토사를 제거한 뒤 자세한 조사를 해봐야 붕괴 사면과 그 아래 어떤 유물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알 수 있고, 고분 훼손 유무도 알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고분군 붕괴 후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붕괴 사면에 천막을 덮어 임시 보호 조치를 했다.
또 대성동고분군이 평소 시민 산책로여서 출입 통제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붕괴 사면 주변만 출입을 통제하고 다른 부분 산책로는 개방하고 있다.
임종덕 국립문화유산연구원장은 "대성동고분군이 시내에 있어 안전사고 예방과 사후 조치가 우선"이라며 "연구되지 않은 부분은 정밀 연구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전문가 의견을 들어 장기간 연구와 발굴, 복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집중호우가 직접적인 고분군 붕괴 원인이지만 더 정확한 원인도 파악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정안전부 차관도 23일 오후 4시 경남도 행정부지사와 함께 대성동고분군 폭우 피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 규모를 살피고 행정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