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 구속 등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일극체제'를 겨냥한 비판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야권 주자들이 연이어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에 '일극체제'에 안주하던 친명계 인사들은 "분열 책동을 자제하라"며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이재명 일극체제' 만들기에 올인했던 터라 '죽 쒀 개 줄 수 있다"는 과잉 반응도 엿보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4일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참석 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신뢰의 위기다. 민심이 떠나고 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5박 7일간의 다보스포럼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참석 후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언론에 다보스포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도

김 지사는 “대한민국 경제도 걱정이지만 과연 민주당이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할 수권정당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질 수밖에 없다”며 “여론조사검증위원회가 아니라 민심바로알기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정치적 상황(지지율 하락)은 계엄 선포 이후에 민주당이 보여준 성급함 그리고 나라의 장래보다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정치적 욕심 같은 것이 앞서는 인상을 줘서 그런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으로는 지금의 어려운 경제 해법을 과연 실천에 옮길 진정성과 일머리가 있는 건지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이 합쳐진 거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제 경제의 시간”이라며 “경제의 시간에 책임지고 맡을 수 있는 유능함이 민주당에 필요하다”고 했다.

김 지사는 대선 출마와 본인의 지지율에 대해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와 경제 어려움 극복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이라며 “정치적인 이해나 욕심보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먼저 집중해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각국 지도자들은 지금 세계가 겪고 있는 도전 과제에 대한 해결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가야할지를 머리 맞대고 치열하게 토론했다”며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무슨 어젠다를 가지고 토론하고 싸우는지 생각하면서 답답하다 못해 참담했다”고 전했다.

독일에서 유학 중 귀국했던 지난 12월 5일 귀국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29일 이재명 대표를 향해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이 대표의 ‘비명횡사’ 공천을 사과하란 뜻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경남도

이에 민주당 김준혁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재명 대표를 향해 ‘치욕 느끼며 당 떠난 분들께 사과해야’ 등의 글을 SNS에 올리며 당내 논란이 일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연일 친문계열 인사들이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지금 민주당이 집중해야 할 것은 분열이 아니라 윤석열 탄핵의 완성을 이루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내부 분열이었다. 지금 또다시 분열의 길을 간다면 총선에서 가까스로 회복한 지지층마저 잃을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전 지사의 글에 대해 “어떤 취지로 말씀한 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나 있을지 모를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게 하는데 있어서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 그런 고민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 전 지사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가 되려면 분명한 비전과 가치 노선이 있어야 되고 이에 동의하는 당원·지지자 조직이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며 “(김 전 지사는) 지난 대선 이후 한 때 구속돼 있었고 이후에는 외국에 갔다 오셨기 때문에 그런 공백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최민희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권을 꿈꾸시는 여러분, 감사드리며 부탁합니다. 윤석열 파면 후 ‘민주당과 나라를 이렇게 이끌거야’부터 내놓고 정직하게 시작하세요”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