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축산농협은 6일 진주축협 회의실에서 '염소 조합원 간담회'를 열고 최근 들어사육 농가와 규모가 커지고 있는 염소 시장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오는 4월 염소 경매사장 개장과 관련한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됐다.

최근 커지는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조합원들의 관심도는 꽤 높았다. 50여 석 자리가 꽉 찼다. 대부분 염소 사육 조합원이었지만 한우 농가도 눈에 띄었다.

진주축산농협은 이날 간담회에서 진주시의 염소 사육 현황과 경매시장 개장 및 운영 방안을 소개하고 염소 사육 조합원들의 애로 등 사육 현장의 의견을 들었다. 축협은 그동안 한우 사육농가에 집중해 염소 사육은 현안에서 다소 밀려 있었다.

경남 진주축산농협 관계자가 6일 염소 사육 현황과 향후 대응책 등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축산업 중 염소 사육은 최근 농가의 소득원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보신용으로 알려진 개고기 대체 산업으로 인식되면서다.

국회는 지난해 2월 6일 '개식용종식법'을 통과시켰고, 국무회의는 지난해 7월 30일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안'을 의결했다. 시행령은 그 다음 달에 시행됐다.

이에 따라 염소 고기가 보신용으로 각광을 받던 개고기의 대체재로 여겨지면서 수요도 증가해 사육 농가도 늘어나는 추세다.

귀농·귀촌인들의 소득원 가축으로도 자리잡을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소자본으로 진입이 가능하고 한우 등 다른 가축보다 자금 회전이 빠른 편이다.

염소 90두를 사육한다는 한 조합원이 의견을 말하고 있다. 서이 조합원은 서울에서 고향으로 귀농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염소 사육은 극히 일부 사육 농가를 제외하곤 영세하다. 지금은 염소의 생축(生畜·가공하지 않은 축산물)은 농가 직거래 형태인 '문전 거래'가 대부분으로 가격이 저평가돼 농가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거꾸로 가격을 높여 불러도 확인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염소경매시장 개장에 대한 의견과 함께 사육 방법, 사료 수급, 도축장 건립 등 의견들이 나왔다.

축산법상 염소를 1마리 이상 키울 경우, 지자체에 가축사육업 등록을 해야 한다.

진주축협은 염소 사육 조합원이 되려면 농업경영체에 등록이 돼 있어야 하고 20두 이상을 사육해야 한다고 알렸다.

특히 진주축협은 열악한 염소 사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투명한 거래와 가격 지지를 위해 오는 4월 염소 경매시장 개설을 하기로 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반성면 진주축산농협 가축시장 안에 개장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주에서 염소를 사육하는 농가는 염소 경매를 위해 인근 함양이나 전남북, 경북 등 타 지역의 염소 경매장을 가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염소도 장기간 운반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사육농도 하루를 꼬박 경매에만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에 진주축협은 진주에서 개장할 염소 경매시장의 원할한 운영을 위해 직원들을 경남 함양과 전라도 지역의 염소 경매시장을 둘러보고 운영 실태 등을 이날 조합원들에게 설명했다.

진주시와 진주축협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진주시에 등록된 염소 사육장은 42개에 불과하지만, 진주축협에 조합원으로 등록된 사육장은 66개로 사육 두수는 3711마리에 달한다. 이 말고도 진주시가 지난해 10월 염소 구제역 예방 접종을 한 염소는 5515마리였다. 개인이 키우는 한 두 마리도 포함한 것이다.

진주축협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법적 기준에 맞추기 어렵다보니 대부분 미신고 상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등록 업소도 들쭉날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종열 진주축협 조합장이 간담회에서 조합원들이 내놓은 의견을 듣고 설명을 하고 있다. 이상 정창현 기자

정종열 진주축산농협 조합장은 "그동안 염소를 포함한 중간축 사육농가들이 소외감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며 "염소 경매시장 도입과 다양한 채널로 염소 사육 조합원들의 고충을 해결해 축산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염소 경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매시장이 자리 잡을 때까지 당분간 경매 두수 확보가 필요하니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다"며 "조합원들이 경매시장 홍보도 많이 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전국에 운영 중인 염소 경매시장은 16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함양산청축협은 지난해 5월 함양 하림강변길 가축경매시장 내에 염소 경매시장을 개장했다. 이 경매시장은 경남과 전·남북을 통틀어 처음 개설된 염소 경매시장이다.

함안축협이 오는 3월 5일 염소 경매시장을 개장하는 등 경남 도내 지자체들의 염소 경매시장 개장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