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염소수의사회(KASRV, Korean Association of Small Ruminant Veterinarians)가 지난 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창립 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염소수의사회는 앞으로 염소 진료 수의사 양성과 염소 질병 방역·연구를 한다.

초대회장에는 그동안 대한수의사회 염소질병특별위원회를 이끈 조호성 전북대 수의과대학 수의학과 교수가, 감사에는 염소 등 동물용의약품 전문기업인 케어사이드 이오형 연구소장이 추대됐다. 조 회장은 동·식물 방역방제 전문가로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으로 위촉됐다.

한국염소수의사회 초대 회장에 추대된 조호성 전북대 수의과대학 수의학과 교수. 전북대

창립 총회에는 염소수의사회 발기인으로 참여한 대한수의사회 염소질병특별위원회 위원들을 중심으로 업계·학계 수의사 30여명이 참석했다. 염소질병특위는 올해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과 함께 국내 염소농가 실태조사 사업을 하기도 했다.

염소수의사회는 앞으로 ▲염소 농장의 질병관리 ▲염소 축산물 안전성 확보 ▲염소수의사 양성 및 염소농가 교육을 한다. 특히 염소의 결핵, 브루셀라 관리사업을 시범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 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염소수의사회 창립 총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염소수의사회

그동안 지자체에 소속된 공공수의사들이 염소 방역 일선에서 대처했지만 지난해 5월 충북 청주·증평 염소농장에서 염소 구제역이 발생, 염소농장이 가축전염병 방역에서 사각지대임을 상기시켰다.

이에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염소에는 소에서 발생하는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수의사가 본격 대처하지 않으면 염소 질병 문제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 김정주 과장은 “최근 들어 염소와 연관된 인수공통감염병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염소수의사회 창립은 시의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염소수의사회 창립에는 개 식용 종식과 함께 급성장세에 있는 염소 산업도 큰 영향을 줬다.

농촌 고령화 등으로 사육 농가는 줄었지만 사육 규모가 커지며 전업화로 옮아가고 있다. 식용 개를 키우던 곳과 식당들이 개에서 염소로 전업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수년 안에 염소 농가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은 수의사들이 소나 돼지 지식은 많지만 염소에 대한 전문성이 빈약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염소 질병 케어와 관련해 “산학연이 함께하는 염소수의사회를 기반으로 추후에는 ‘염소임상수의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염소 관리 전문수의사를 양성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염소농장에 직접 가 본 수의사가 많지 않다. 단순 폐렴에도 항생제를 처방해 줄 수의사가 없다"며 "염소 산업은 지속 커질 텐데 전문 수의사가 부족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구제역 백신 말고 염소용 약품도 드물다.

정인성 FAVA 2024 조직위원장(반려동물 임상수의사)은 “개인적으로 염소를 키우는데 수의사로서 아픈 염소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더라. 아는 전문가에게 물어봐도 염소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았다. 염소수의사회를 중심으로 전문가 네트워크가 구축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