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100% 대주주인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과 기업회생 신청을 하기 직전인 지난 2월 한 달간 발행한 단기물(단기사채 등) 규모가 2천억 원에 육박했다. 이들 단기몰 대부분은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락 결정(2월 27일) 5일 만에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이 과정에서 2천억 원에 달하는 단기물을 발행한 것은 투자자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는 심각한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월 4일 홈플러스가 신청한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리고, 현 홈플러스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었다.
강민국 의원실(국회 정무위)이 1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터털(SEIBRO)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A3-로 하락한 2월에만 '9일-11회'에 걸쳐 단기물을 발행했다. 발행액은 무려 1807억 원에 달했다.
MBK파트너스 CI
종류별 발행 단기물은 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가 1517억 원(4회)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단기사채 160억 원(4회), 기업어음 130억 원(3회) 순이었다.
단기물 발행 시기와 규모는 ▲2월 3일 50억 원(단기사채) ▲2월 4일 158억 원(단기사채 60억원/ABSTB 98억 원) ▲2월 7일 50억 원(기업어음) ▲2월 10일 356억 원(ABSTB) ▲2월 14일 30억 원(기업어음) ▲2월 17일 244억 원(ABSTB) ▲2월 18일 30억 원(단기사채) ▲2월 21일 70억 원(기업어음 50억 원/단기사채 20억 원) ▲2월 25일 820억 원(ABSTB)이었다.
특히 2월 25일은 홈플러스가 신용평가사 실무담당자로부터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A3→A3-)하게 될 것 같다는 예비평정 결과를 전해 받았던 날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날 ABSTB를 무려 820억 원이나 발행했다.
또 홈플러스 신용등급 및 단기물 발행 추이를 보면, 2022년 2월 24일 기존 A2-에서 A3+로 신용등급 하락 시 발행한 단기물은 1185억 원이었으며, 2023년 2월 27일 A3+에서 A3로 하락 시에는 1078억 원, 이번 2025년 2월 27일 A3에서 A3-로 신용등급 하락에서는 1807억 원으로 가장 많은 단기물이 발행됐다.
강 의원실이 파악한 금융투자업계 등의 자료에 따르면, 3월 3일 기준 홈플러스의 돌발 기업회생 신청하기 직전까지 홈플러스를 통해 발행된 단기물 판매 잔액 규모는 총 5949억 원으로 이 중 리테일(소매) 판매분은 개인(676건) 2075억 원이며, 법인(기술·전자·해운업 영위 중소기업 등 192건)은 3327억 원에 달했다.
문제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가 A3-로 신용등급 하락을 공식 확인한 2월 27일 이후 단 5일 만인 3월 4일 법원에 회생절차 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0~2024년 '신용등급 하향과 워크아웃 및 회생신청 기업'은 7개였는데, 이 중 기업회생 신청 기간이 오래 걸린 기업은 LIG건설(약 3년 10개월)이었으며, 기간이 가장 짧았던 기업은 ㈜웅진으로 약 2개월이었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는데 최소 2개월이 걸렸다는 의미다.
한편 가결산 자료를 통해 확인된 홈플러스의 부채액은 2024년 11월 말 8조 4571억 원이며 부채비율은 1425%였다. 이 중 금융부채 규모는 6조 9603억 원으로 금융부채비율은 1173%에 달했다.
강민국 의원은 "최근 10여년간 워크아웃 및 기업회생을 신청한 기업 중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자금조달 경색을 이유로 자구책 제시조차 없이 선제적으로 회생신청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MBK파트너스가 그만큼 모럴헤저드가 극에 달한 사모펀드사"라고 지적했다.
또 강 의원은 "신용평가 등급 하락으로 인한 자금조달 경색 이유로, 신용등급 하락 단 5일 만에 기업회생 신청한 것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일뿐 실제로는 최소 2월에 회생 절차 신청을 준비했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는 무시한 채 2천억 원에 달하는 단기물을 발행한 것이기에 사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추가 자료
<홈플러스 단기물 일별 발행 추이/홈플러스 신용등급 및 단기물 발행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