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중국에서 갑자기 날아온 맨홀 뚜껑이 주행 중이던 승용차 앞 유리창에 박히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23년 8월 13일 맨홀 두껑이 시내버스에 날아든 사고가 있었습니다.
흔치 않은 사고들인데 천만다행으로 모두 인명사고가 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점은 중국에선 맑은 날이었고, 우리나라에선 폭우 중이었습니다.
▶중국의 경우
중국의 광밍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랴오닝성(遼寧省·요령성) 선양시(瀋陽市·심양시) 위훙구의 한 교차로 도로에서 맨홀 뚜껑이 튀어 올라 달리던 차량 운전석 앞유리로 날아와 꽂혔습니다.
날씨도 좋아 말 그대로 청천벽력(靑天霹靂·맑은 하늘에서 치는 날벼락)에 비유될만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흰색 SUV 차량이 뒷바퀴로 바닥에 있던 맨홀 뚜껑을 밟자 순간 뚜껑이 튕겨져 나오면서 날아 따르던 BYD 차량 앞 유리에 박힙니다.
맨홀 뚜껑이 앞유리에 박힌 모습. 바이두
다행히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차량만 파손됐지요.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맨홀 뚜껑이 '미사일'로 변해 차에 맞았다", "자전거였다면 운전자가 사망했을 것", "차가 정상 주행했다면 뚜껑에 문제가 있는 것”이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앞 차량이 맨홀 뚜껑을 밟고 지나는 직후 맨홀 두껑이 도로에서 위로 치솟는 모습(앞 차량 위의 검은색). 뒷차량의 블랙박스에서 찍힌 순간이다. 중국 숏폼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Douyin, 抖音)
맨홀 두껑이 뒷차량의 앞유리 바로 직전으로 날아오고 있다.
맨홀 뚜껑이 앞유리에 부딪치기 직전 모습. 더우인
중국 현지 교통경찰은 사고와 관련해 "차량이 맨홀 뚜껑을 밟은 뒤 바퀴나 차체가 손상되는 경우는 있어도 뚜껑이 튕겨 날아가는 일은 거의 없다"며 "차량이 과속이나 적재 초과 상태에서 운전한 게 아니라면 시설 관리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동영상을 보면 앞에서 주행하던 차량들은 대형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23년 8월 경남 창원시에서는 맨홀 두껑이 집중호우 속에 달리던 시내버스 밑바닥을 뚫고 버스 안으로 올라온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맨홀은 굉음 내며 버스 밑바닥 뚫었습니다.
당시 창원에는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 폭우가 쏟아지면서 맨홀 뚜껑이 솟구쳐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버스는 정차 중이었습니다.
폭우로 인한 하수 압력으로 맨홀 뚜껑이 시내버스 밑바닥을 뜷고 들어온 모습. 탑승 승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캡처
창원시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오전 8시쯤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인근을 운행 중이던 101번 시내버스 밑바닥으로 맨홀 뚜껑이 순식간에 뚫고 올라오면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버스 안에는 승객 5~6명이 타고 있었지만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을 올리면서 "갑자기 굉음이 나면서 버스 안으로 맨홀 뚜껑이 버스 밑바닥을 뚫고 솟구쳐 승객들은 혼비백산 했다. 다행히 솟구쳐 오른 곳엔 승객이 없었지만 놀란 일부 승객은 병원으로 가 진찰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오전 7시쯤엔 창원시 진해구 옛 경화역 주변을 달리던 301번 시내버스의 타이어가 맨홀 뚜껑에 의해 펑크가 나기도 했다고 하네요.
창원시 관계자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맨홀 뚜껑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튀어오르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창원에서는 이날 시간당 60㎜의 폭우가 내리는 등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331.8㎜의 폭우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문명의 이기인 맨홀 두껑마저 끔찍한 순간 흉기로 변하는 세상입니다.
지난 3월 29일에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에 있는 창원NC파크 야구장에서 시설에서 낙하한 구조물에 맞아 숨진 2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야구를 보기 위해 인근 진주에서 같이 왔던 동생도 다치고 다른 여성도 크게 놀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요? 사전 준비를 완벽하게 하면 되는데 이게 쉽지는 않습니다. 생명줄은 운에 맞기기엔 너무 아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