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2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탄핵 정국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대체로 한동훈 후보가 문제를 제기하면 다른 후보가 받아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가나다 순) 후보 4명을 대상으로 1차 예비경선(컷오프)를 위한 두 번째 조별 토론회를 열였다.

전날에는 김문수·안철수·양향자·유정복 후보가 포함된 A조 토론회가 열렸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B조 토론회 모습.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국민의힘TV

한 후보는 주제 토론 순서에서 ‘사회 갈등’을 키워드로 꼽은 뒤 “우리 사회의 극단적 갈등 상황이 결국 한쪽에선 계엄, 다른 한쪽에선 30번의 탄핵 시도로 극단적 결과를 맞이 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이라도, 저는 불법이라 봤기 때문에 앞장서서 막았다”며 “‘계엄에는 반대하지만 경미한 과오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넓은 의미에서 보면 계엄 옹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각 후보들에게 관련 입장을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계엄에는 반대했다”면서 “(하지만) 실질적인 피해가 없었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권을 행사하는데 2시간이 안 걸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탄핵 대신) 윤 전 대통령에게 자진하야 할 기회를 주자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이 후보에게 “이 후보는 지난 3월 1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가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말씀했는데,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 결론이 나온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국회가) 탄핵소추를 안 했으면 헌법 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왜 경솔하게 탄핵 절차에 들어갔느냐”라고 했다.

이어 “한 후보가 지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한 후보가) 우리 당 후보로 나온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또 한 후보는 나 후보에게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신당 창당이 논의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나 후보는 “왜 대선 경선을 하는데 윤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느냐”라며 “한 후보가 (당대표 시절) 내란 몰이 탄핵을 선동한 것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했다.

오는 21~22일 2차 경선 진출자 4명을 가리기 위한 국민여론조사가 실시되고, 22일 오후 7시 결과가 발표된다. 이어 23일에는 4명의 미디어데이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