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의 '현장 포착'은 길을 가다가 또는 머무른 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 독자에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별난 모습'을 싣는 코너입니다. 더경남뉴스에서 동시에 운영 중인 '순간 포착' 코너는 '현장 포착'보다 시간이 짧은 '찰나'에 중점을 둡니다. 많은 관심과 제보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6월 초여름, 단풍나무에 달린 열매(씨) 꼬투리의 모습입니다. 생김새가 특별하고 신기해 소개합니다.
꼬투리에 잎이나 꽃과 같은 두 개가 쌍으로 붙어 한글 자음인 '시옷(ㅅ)'을 닮았는데 날개처럼 달려있습니다. 나비가 앉았거나 강낭콩이 달린 것 같기도 하고, 바람개비와 비행체의 프로펠러와 비슷해 오묘합니다.
사진을 좀 많이 보여드립니다.
단풍나무 전체 모습. 나무 위에 수십 마리의 연분홍 나비가 앉은 듯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단풍나무의 열매 꼬투리 모습. 울긋불긋한 나비들이 떼지어 앉은 듯하다. 화사한 여느 꽃과 진배없다.
단풍나무는 가을 한 철에만 눈길이 가는 나무여서 예사로 보고 지나쳤는데, 나비가 앉은 모양으로 열매(씨) 꼬투리가 열린 모습을 보고 새삼 놀랐습니다.
기자는 과문(寡聞·보고 들은 것이 적음)한 탓에 처음엔 갓 나온 연약한 잎사귀인 줄 알았습니다. 단풍잎은 별처럼 생겨 길쭉하고 끝이 뾰족한데, 생김새가 뭉텅해 "특별하네"라고 했었지요.
가을철 울긋불긋, 만산홍엽(滿山紅葉·온 산의 단풍잎에 단풍이 들어 붉게 물듦)을 보고 지르는 탄성 못지 않게, 열매 꼬투리 주변을 한참을 맴돌며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지난 5월 하순 아파트 단지에서 처음 봤는데, 6월 중순인 지금도 씨를 잉태한 연약한 꼬투리는 많이 달려있습니다.
이 꼬투리는 가을이면 말라서 하나씩 쪼개지고, 속에 들었던 두 개의 씨는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가버린다고 합니다.
푸른 단풍 잎 위에 꽃이 핀 듯, 연분홍색 나비가 앉은 듯 특별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사이시옷(ㅅ) 모양의 단풍나무 열매 꼬투리. 색상도 연초록색과 연분홍색이 혼재돼 꽃처럼 예쁘다.
이 열매 꼬투리는 바람개비 모습을 하고 있다.
또 다른 단풍나무엔 연초록색의 나비들이 앉은 듯하다. 녹색의 잎사귀와 대비돼 꽃으로도 보인다.
푸른 단풍잎 아래에 연한 열매 꼬투리가 열려 있다. 뾰족한 단풍잎과 달리 생김새가 뭉텅하고 나비가 앉은 것 같기도 하고, 강낭콩이 달린 것 같기도, 비행체의 프로펠러 같기도 하다.
줄기 끝에 달린 연초록색 열매 꼬투리. 가운데 두 개의 씨가 보인다. 색상으로 봐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하다. 끝엔 연한 분홍빛이 나오고 있다.
한 개의 줄기에 열매 꼬투리가 많이 달린 모습
단풍나무 열매 꼬투리는 사이시옷(ㅅ) 모양으로 수평에 가깝게 벌어진다. 단풍나무와 비슷한 당단풍나무와 복자기나무는 열매 꼬투리가 직각 정도로 벌어진다고 한다. 이상 정기홍 기자
단풍나무는 잎의 모양과 단풍의 색상이 다를 뿐 아니라 종마다 꽃과 열매의 형태도 다릅니다.
꽃은 4~5월에 피는데 아주 작고, 화려하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네요. 연두색이나 연한 노란색을 띱니다.
꽃이 진 뒤 열매가 맺히겠지요. 올해는 미처 꽃을 관찰하지 못해 내년에 유심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열매 꼬투리는 'ㅅ' 모양으로 양 옆이 벌어집니다.
단풍나무 열매(씨)는 날개 시(翅)자를 써 '시과(翅果)'라고 합니다. 시과는 과일 껍질이 얇은 막 모양으로 돌출해 날개 형태를 이룬 데에서 붙였다고 합니다.
벌써 여름이 다가섰지만 산책하기엔 좋습니다.
공원 단풍나무에 가까이 가서 씨를 감싼 연두빛 열매 꼬투리를 구경해보시길. 분명 가을 단풍을 보는 정도의 신기함을 느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