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3년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500병상 규모의 동국대병원이 들어선다.

명지국제신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늘고 있음에도 의료 인프라 등이 열악했던 부산 강서 지역에 종합병원이 들어서면 의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특히 LH 소유 부지인 이 곳은 대규모 병원과 함께 명상·문화·주거·상업 시설 등이 들어서는 '명지 복합 메디컬 타운'으로 거듭난다. 최신 의료기술, 예방의학, 디지털 헬스케어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의료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사업비는 부지 매입비 등 무려 1조 원대에 이른다.

20일 부산시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19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동국대, 개발시행사인 (주)엠케이에이에이치, 부산진해경자청과 '명지 복합 메디컬타운' 조성을 위한 4자 간 업무협약을 했다.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건립될 명지 복합 메디컬 타운 조감도. 부산시

명지 복합 메디컬 타운은 명지국제신도시 내 6만 4331㎡ 규모의 의료용지에 조성되는 복합 공간이다.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급인 동국대병원이 건립될 예정이며 시니어 레지던스, 문화행사시설, 국제명상센터 등도 들어선다.

동국대병원은 부산의 6번째 대학병원이다. 현재 부산에는 대학병원 5곳(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 인제대해운대백병원)이 운영 중이다.

명지국제신도시 일대는 에코델타시티를 비롯한 대규모 개발 사업 등의 영향으로 인구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다. 현재 15만 명인 인구는 10년 이내엔 두 배인 30만 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나 종합병원을 비롯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명지 복합 메디컬 타운은 동국대가 영남권에 진출하는 첫 대규모 사업이다. 메디컬 타운은 내년 착공해 오는 2033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19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명지 복합 메디컬타운' 조성 업무 협약식. 박형준 부산시장(가운데 왼쪽)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가운데 오른쪽), 불교신문 사장 수불스님 등 조계종 주요 인사들과 동국대 윤재웅 총장, 이해원 동국대 의료원장이 참석했다. 부산진해경자청

시는 협약 이후 메디컬 타운 조성에 필요한 행정 지원을 하고, (주)엠케이에이에이치는 의료기관을 우선으로 건립하며 메디컬타운 조성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동국대는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운영에 협력하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관련 인·허가와 행정 절차를 진행한다.

시는 메디컬 타운 부지가 기존에 유치된 로얄러셀스쿨, 웰링턴스쿨 등 외국교육기관 부지와도 인접하고, 대규모 주거단지와 호텔과도 가까워 이곳에서 '15분 도시'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협약에 앞서 "지역 내 의료격차를 해소함과 동시에 고품격 명상·문화·주거 공간이 결합한 새로운 도시 기반 모델을 구현해 서부산 생활 수준과 도시 품격을 크게 끌어올리고 도시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진해경자청에 따르며 이번 협약은 지난 2004년 경자청 개청 이후 21년간 이어진 의료기관 유치 노력의 결실로 상징성과 실질적 의미가 크다.

경자청은 그동안 글로벌 병원, 외국의료기관, 국내 유수 종합병원들과 접촉하며 의료 인프라 유치에 나썼지만 복잡한 의료법 제도, 투자 유인 한계, 수익성 불확실성 등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경자청은 이번 협약이 성사되기까지 동국대 측과 투자 상담 및 협의를 통해 의료 인프라 유치를 위한 전략적 환경을 조성해 왔다. 특히 관계기관 간의 의견 조율 등에서 실질적인 추진 동력을 제공했다.

경자청은 "동국대병원 유치는 단순히 경제자유구역 내 의료기관 유치를 넘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글로벌 경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정주 여건 완성'의 퍼즐을 맞추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종합병원이 개원하면 외국인 투자 기업 관계자, 글로벌 인재, 주재원 가족들이 양질의 종합의료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투자 유치와 인재 정착의 선순환 구조를 가속화할 수 있다.

또 인근 부지에는 로얄 러셀 스쿨과 웰링턴 칼리지 등 외국교육기관과 영국문화마을 조성도 함께 추진되고 있어 교육·문화·의료가 어우러진 글로벌 정주환경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대병원은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와 경북 경주에 대학 부설 병원을 운영 중이며 첨단 스마트병원 시스템을 갖춘 국내 대표 의료기관 중 하나다. 암 진료와 장기 이식 등 고난도 진료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박성호 부산진해경자청장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그동안 세계적 수준의 물류·산업 인프라를 갖추는데 집중해왔지만 정주 환경의 핵심인 의료 인프라 부족은 늘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며 “이번 동국대병원 유치를 통해 의료 공백을 메우고 글로벌 도시로서의 완결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이어 "이번 협약을 계기로 향후 외국의료기관과의 협력, 바이오·의료기업 집적, 의료관광 연계사업 등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향후 동국대병원 측과 긴밀히 협력해 병원 부지 확정, 사업 인·허가, 인프라 지원, 주민 수요 반영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개원을 적극 돕기로 했다.